"이명박 정부, 토요타의 전철 밟을 수 있다"

우파 학자들,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 토론회'에서 쓴소리... 우파적 정책 주문도

등록 2010.02.25 18:20수정 2010.02.2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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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토요타가 몰락한 것은 자기 만족감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지지율이 조금 올라갔다고 해서 자기 만족의 오류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나라 살림이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가 인기영합주의적 정책을 통해 구호나 포장에만 신경을 쓴다면, 우리의 앞날은 그렇게 밝지 않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보수성향의 학자들은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 나선 학자들은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이명박 정부의 '인기영합주의적 정책'으로 인한 국가 부채 문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열린 국제학술회의 '글로벌 코리아 2010'에서 외국 학자도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돈은 더 많이 쓰면서도 감세를 하는 것은 문제"

 

a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국가부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국가부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선대식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국가부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선대식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 부채 문제는 가장 큰 비판의 대상이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에 따르면, 국가 직접 채무·공기업 부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 '사실상의 국가부채'가 1439조 원에 이른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 260조 원이었던 정부기준 국가 부채는 현 정부 말기에 5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가 부채 규모를 굉장히 키웠다"며 "국가 부채가 늘어날수록 이자 지출 부담으로 부채를 다시 줄이기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개인소득세 등의 감세를 비판했다. 그는 "재정 건전성 회복을 통해 지출을 통제해야 하고, 세수를 증대해야 한다"며 "정부는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인하하려고 하는데, 이를 유지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미국 같은 경우도 개인소득세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부채 문제가 심각하고 이를 해결할 동력을 만들지 못한 채 돈을 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부채를 갚는 것은 나중에 생각하고 있는데, 이러한 폭탄돌리기는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희한하게도 세금을 줄이면서 재정팽창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세계적 금융위기 타개를 명분으로 팽창적 재정금융정책을 지속적으로 펴 국가채무가 2008년 기준 최소 308조 원, 최고 1439조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오만하다는 비판은 당연... 소통해야"

 

a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국가 부채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보수성향 학자들의 불만은 적지 않았다. 이영 교수는 한국의 금융위기 극복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일자리 문제를 크게 우려했다.

 

그는 "2008년 15~16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6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6.5%보다 낮다"며 "더 큰 문제는 고용률이 악화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작년 6월 60%였던 고용률은 올 1월 57~58%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안종범 교수 역시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고, 성장에 따라 생기는 취업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일자리는 시장(민간부문)에서 나와야 하는데, 정부는 부처 간 정책경연대회 하듯 단기간에 실효성이 저조하고 중복적인 정책을 만드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경우, 이명박 정부는 구호와 포장에만 신경 쓰고 있다"며 "단순히 보육시설만 확충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전했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소통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느냐', '오만하지 않느냐'라는 비판은 당연히 나올 만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겸손한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교수는 "이명박 정부 내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의 땅부자), S라인(서울시청 출신)에 대한 문제점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며 "단순히 집권자의 양심으로 이를 막고자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이명박 정부에 더욱 우파적인 정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정치·경제·교육 분야의 정책이 통제와 경쟁 억제 쪽으로 가고 있다"며 "취임할 때 약속한 대로 자율과 경쟁이라는 큰 원칙에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02.25 18:20ⓒ 2010 OhmyNews
#이명박 정부 2주년 평가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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