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포가 있다는 영종도에 자전거를 실은 배를 타고 안개를 헤치며 찾아 갑니다.
김종성
섬과 포구 여행에는 배를 타고 가야 제 맛 예단포구를 찾아가려면 먼저 인천 영종도로 가야 하는데, 편리한 공항철도를 타고 갈까 하다가 포구 여행에 전철보다는 배가 어울리겠다 싶어서 수도권 1호선 전철의 종점인 인천역에 내려서 영종도가는 배를 탈 수 있다는 월미도로 달려 갑니다. 시대에 밀리고 화려하고 거대한 테마공원들에 밀리고 말았지만 월미도는 요즘 다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바닷가가 바로 옆에 있어 인천대교와 주변섬을 도는 유람선도 탈 수 있는 데다, 놀이시설도 새롭게 만들어 놓고 선물로 인형을 주는 사격장 같은 추억의 놀이시설들이 아직도 남아있어 젊은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많이 놀러 오네요.
놀러나온 시민들로 왁자지껄한 월미도를 한 바퀴 구경하고, 선착장에서 산 3천원짜리 배표를 손에 꼭 쥐고 작은 대합실에서 남녀노소 사람들을 구경하며 배를 기다립니다. 어떤 선착장에서는 자전거도 따로 배삯을 받는데 여기는 안 받으니 고맙네요. 아기를 업은 가족들에서 다정한 연인들, 먼 곳에서 버스로 관광온 단체 손님들까지 섬에 놀러 가는 사람들은 다양하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공통된 점이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손에 새우깡 봉지를 사들고 있다는 것이죠. 배에 타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갈매기들에게 주는 모이인데 과자 중독은 사람에게나 날짐승에게나 본능을 바꿀 정도로 지독한 것 같습니다.
춥디 추웠던 올 겨울도 어쩔수 없는 봄의 기운에 차가운 공기가 밀려나면서 안개가 바다를 자욱하게 감싸 안으니 주위 풍경이 신묘합니다. 과자맛에 들뜬 갈매기들의 신나는 비행에 배에 탄 사람들도 갈매기처럼 끼룩끼룩 웃으며 즐거워 하네요. 역시 전철보다 배를 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실없이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