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금요일 편집위원들의 얼굴과 메시지로 구성된 독자확대 홍보 전단.
주간금요일
최근 1년 사이 헌법, 천황제, 파견노동자 해고, 후텐마 기지 이설 문제, 정권교체와 일본의 언론 보도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특집 등을 내보냈다. 또, 영화 <피와 뼈>로 유명한 재일작가 양석일씨가 '위안부'가 된 어느 조선인 여성의 일생을 장대하게 그려낸 연재소설도 실어왔다. 특히, 한국인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언론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천황을 둘러싼 권력과 문제점을 심층분석하고 비판한 특집기사를 읽을 때는, 권력이나 우익의 테러도 '무서워 하지 않는' 이 용감한 잡지 덕분에 제대로 일본사회를 공부할 수 있는 교재를 얻었다는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마저 생겼다.
편집위원이자 주요 필자로 참여하고 있는 아마미야 카린(雨宮処凛), 다나카 유코(田中優子), 혼다 카츠이치(本多勝一), 오치아이 케이코(落合恵子)와 사장 사타카 마코토(佐高信)는 일본의 양심·진보파에게 매우 인기있는 필자들이다. 30대인 아마미야 카린은 <88만원세대>의 공저자 우석훈씨가 격찬했을 정도로 일본사회에서는 젊은세대 당사자 운동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그는 파견노동과 홈리스 문제 등 불안정한 고용구조에서 착취당하며 불안에 떠는 젊은이들의 어려운 현실에 주목하여 글을 쓰고 있는 인기 작가다. 그녀의 이름만으로 혹은 그녀가 추천사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책이 팔린다.
혼다 카츠이치는 '혼다이즘'이라는 단어가 있을만큼 양심적인 언론인으로서 전 아사히 신문 편집위원을 지내고 <난징대학살과 일본의 현재> <전장의 마을> 등을 통하여 세계 각지의 전쟁과 폭력의 현장에서 고통받는 '살해당하는 측'의 시점에서 글을 써왔다.
일본 최고의 에도학 전문가인 다나카 유코씨는 방송이나 강연회, 행사 등에 나타날 때는 늘 고운 기모노를 차려 입고 등장하곤 한다. 그는 에도시대의 문학과 미술, 생활문화, 해외무역, 경제, 동아시아와의 교류 등을 연구하여 다수의 저서를 발표했고, 에도시대의 관점으로 현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편집위원이자 <주간금요일>의 사장을 맡고 있는 사타카 마코토도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사타카 사장은 고교 교사와 경제지 편집자 등을 거쳐 평론가로 활약해왔으며 "회사를 위한 동물(社畜)"이라는 말로 일본의 기업사회 병리현상을 고발해 '회사 및 경영자 비평'이라는 하나의 분야를 구축했다. 지금은 경제평론에 머물지 않고 헌법과 교육 등 현대 일본사회에 대하여 종횡무진 신랄한 비평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에는 사타카 사장과 다나카 편집위원의 초청강연이 나가사키에서 열렸는데 수백 명이 운집해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주간금요일> 편집위원과 필자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런 인기 시사지 <주간금요일>에도 독자 감소와 재정 운영에 대한 고민은 있다.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언론으로 17년을 버텨왔지만 그안에 고충이 어찌 없으랴. <주간금요일>의 열혈 독자이자 오이타 시에서 미나마타병 문제와 체르노빌 피폭자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중인 교사 오야마 코이치(小山浩一) 씨의 말을 들어보자.
"원래 <주간금요일>에서도 한국의 <한겨레> 신문처럼 신문과 잡지를 동시에 갖고 싶었지만, 신문은 매일 발행해야 하고 자금도 그만큼 많이 필요하잖아요. 정기독자들의 구독료가 수입의 대부분인데 신문 창간까지는 어려웠을 거예요."<주간금요일>의 논조를 가진 신문도 갖고 싶은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편집부에 따르면 기자가 살고 있는 나가사키에는 이 잡지를 구독하는 정기독자가 현재 약 124명이다. 이들은 도쿄의 본사로부터 우편물로 잡지를 받아보는데 금요일에 도쿄에서 발행된 책이 나가사키에 도착하기까지는 적어도 하루가 걸리므로 일반적으로는 토요일에 책을 받아본다. 그래서 "주간 토요일이다"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2시간 동안 기차 타고 독자회 참석 열혈독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