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산 유기농 커피 원산지가 사실은 중국?

경제적 관점으로 생태를 풀다 <에코 지능>

등록 2010.03.02 15:25수정 2010.03.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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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원제:Ecological Intelligence) ⓒ 웅진지식하우스

'녹색'과 '생태'라는 화두가 오늘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물건도 마찬가지다.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생태와 녹색으로 가득 찬 회색하늘 아래 본연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그저 '상술'이 아니기를 빌어 봐야 소용없다. 그들은 단어의 본래 의미와 가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저 빌어서 큰 효과를 바랄 뿐이다.

지구가 스스로를, 인간을 버릴 날이 가까워오고 있다(종교 이야기가 아니다). 이를 막기 위해 각국의 지도자들이 모여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회의를 가지는 것도 '환경'이 가진 의미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낮추고 에너지사용을 줄이며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지역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의 일들이 모두 인간이 대대손손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위에서 언급한 행위들은 지구가 '나쁘게 변하는' 속도를 늦춰줄 뿐이며 다시 옛 모습으로 되돌리려고 하면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급진적 개혁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일부의 생각이다. 또 다른 이들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물론 인간의 어떠한 개입도 없는 자연 상태여야 함)이 회복과 치유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연일 세계 곳곳에서 지진과 폭설에 관한 뉴스를 접하면서 불안감은 높아간다.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접근할 여유가 별로 없다. 어떻게 해야 인간들이 움직일까. '에코지능'은 경제적 동물인 인간은 결국 '생태'적 마인드가 되어 기업을 움직인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생태를 철학적, 현학적 관점에서 일반에 접근하는 이들에게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고 외친다. 녹색 마인드가 미래경제를 지배한다. 문제는 어떻게? 기업도 생태적인 직관력이 있어야 경영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웹, 스마트 폰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공간을 초월하는 소통이 가능한 현대시민들이 시장을 주도한다.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데에는 변수가 많다. 일단 상품의 질과 가격이 중요하다. 같은 제품의 성능이 같거나 비슷하다면 가격이 싼 제품으로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N상표의 운동화를 이웃의 딸 같은 6살짜리 아이가 환기도 안 되는 열악한 작업장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꾸벅꾸벅 졸아가면서 바느질해서 만든 것이라면? 온 식구가 즐겨먹는 M햄의 포장재질이 일정성분이 햄의 표면에 녹아서 스며드는데 그것이 축적된다면 심각한 신경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된다면?

여성의 피부에 더없이 좋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파는 B화장품의 몇몇 성분들은 전혀 검증을 거치지 않은 독극물이라는 실험결과가 나온다면? 매일 마시는 유기농커피의 원산지가 포장지에 나와 있는 콜롬비아산이 아니라 중국의 한 공장이 확인 가능한 중계지여서 정확한 원산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면?


생산과정과 원료에 대한 정보가 확산되면서 도덕적이고 도의적인 문제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공공환경인 지구가 생존하는 문제도 기업에 압력을 넣는다.

지금 현재의 공산품들은 (크든 작든) 대부분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문제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음에도 나아지지 못한다. 이유는 관심의 부족이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진다면 정보를 찾는다면 정보를 충족해줄 만한 기관이나 사이트가 생길 것이고 이를 통해서 정보가 공개되면 자연스러운 소비자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업을 변화시킬 것이고 기업이 변화되면 국가기관도 변화를 피하기 힘들다.

'의심'은 나를 피곤하게 만든다. 먹는 것마다 신경을 써야 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입으로 가져가는 아기를 위해서 장난감도 꼼꼼하게 성분을 살펴야 하고, 바르는 화장품과 샴푸는 장기적으로 내 피부에, 몸 속에 어떻게 축적되어 공격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모르고 당하지 않겠다는 일부와 어차피 살다죽는 인생 편안하게 살겠다는 이들, 모두 '우리'의 모습이다.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게 되어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 기업의 재무정보가 공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품의 생산과정과 원료의 생산지, 가공방법과 성분이 가지고 있는 화학적 생물학적 물성이 모두 깨끗하게 공개가 된다면 소비자로서 우리의 현명한 소비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갈지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에코지능/ 대니얼골먼 지음, 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18000원


덧붙이는 글 에코지능/ 대니얼골먼 지음, 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18000원

에코지능 - 미래 경제를 지배할 녹색 마인드

대니얼 골먼 지음, 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0


#에코지능 #생태주의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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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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