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스피커 설명김무진(23) 선생님이 삼계중 학생들을 상대로 종이컵 스피커의 원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명호
전기력과 자기력은 사실 서로 다른 힘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둘을 동일한 실체의 서로 다른 면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아직 낯설 뿐이다. 이 둘을 합해 전자기력이라고 하는데, 플레밍의 오른손법칙이니 왼손법칙이니 하는 것도 이 전기력과 자기력의 두 힘이 실은 하나의 힘이었다는 발견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나침반 주위에 전선을 두면 그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이 변하는 실험은 이를 말해준다.
그래서 종이컵 바닥에 자석을 붙이고 자석 주변을 에나멜 선으로 여러 번 감은 필름통을 두면 스피커가 된다. 에나멜 선에 흐르는 전기, 즉 음악 신호가 자기력을 만들어내 종이컵에 붙어있는 자석을 진동시키기 때문이다. 이 진동이 바로 음악 소리를 내게 한다.
종이컵 스피커를 만들어 본 후, 아이들은 저마다 가져온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었다. 사실 음악 소리의 크기는 종이컵에 귀를 매우 밀착시켜야만 들릴 정도로 작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저마다 종이컵에 귀를 기울이고 음악 소리를 듣기 위해 애썼다.
스피커 제작이 완료된 후에 음악 듣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그 자리에서 포토제닉 콘테스트를 열었다. 이는 실험 결과물로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구성이었다. '셀카'란 말의 조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세대는 사진 찍히는데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저마다 자연스런 포즈로 자신이 만든 종이컵 스피커를 듣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김영은(15) 학생의 사진은 이날의 포토제닉으로 선정됐는데, 사진에 찍힌 모습은 마치 음악을 온 몸으로 느끼는 듯했다. 이날 포토제닉으로 선정된 영은 학생은 이 덕분에 마지막 날 시상식에서 'Feel 충만 상'을 받았다.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이런 종류의 맞춤 상이 돌아갔는데, 영은 학생이 받은 상도 과활 동안에 우리가 관찰한 모습을 바탕으로 수여한 상 중의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