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3월 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성폭력 피해자는 두 번 폭행당한다고들 했습니다. 성폭행당할 때,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로 조사받을 때.
2002년, 이 사람 이후로 성폭력 피해자는 세 번 네 번씩 폭행당해야 했습니다. 법에 의해 보호받기는커녕, 가해자로부터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죄로 역고소당했기 때문입니다. 누구 하나 붙잡고 울 수도 없는 피해자를 위해 사실을 말하고 가해자의 책임을 요구한 여성단체들도 고소당해야 했습니다. 피해자가 도리어 피의자가 되어 나는 죄가 없다고 부르짖어야만 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 피해자 두 번 세 번 죽인 우근민이 사람, 2002년 2월, 도내 직능단체 회장을 룸싸롱도 노래방도 아닌 도지사실에서 성희롱한, 우근민 당시 제주도지사입니다.
우근민 지사는 당시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와 여성단체에 대해, 자신을 선거에서 떨어뜨리려는 중상모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습니다. 그의 행동을 성희롱이라고 판정한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결정이 잘못되었다며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당시의 여성부 장관으로 남녀차별개선위원회 위원장이 바로 지금 민주당이 내세우는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입니다. 대법원까지 상고했으나 결국 성희롱 판정이 옳았다고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2006년까지, 무려 4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때까지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은 과연 어느 정도였겠습니까?
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야당과 시민사회가 국민들과 힘을 합해 한나라당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여러 차례,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이 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4일 야 5당이 함께 발표한 합의문에도, "5당은 선거에서 공동 승리가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고, 연합의 취지에 부합하는 후보를 선정한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이 대표 이하 최고위원회가 의논해서 복당을 요청했다는 제주도지사 후보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3월 7일, 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복당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성희롱 행위를 했다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든 사람, 우근민 전 지사에 대해서입니다. 당에 문서로 사과했고, 적절한 시점에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사과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랍니다.
순간의 실수? 복당시킨 민주당도 후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