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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눈이 온다
갇혀살라고 갇혀살라고
하늘 무너뜨리며
캄캄하게 온다
가슴 시리던 바람 모두 거두고
기쁨도 괴롭던 애착도
이제는 묻으라고 묻으라고
소리없이 다가온 봄을 밀치며 온다
하루종일 숨죽인 태양
그 싸늘한 이마 아래 쌓이는
숨가쁜 침묵
길게 엎드린 너에 대한 생각으로
나는
하루종일 말을 잃었다
3월에 눈이 온다
그리움을 가두라고 가두라고
기나긴 불면으로도 허물지 못하는
한길 저편의 사랑
이제는 안고 살라고 안고 살라고
타이르듯 온다
오늘은
종일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서석화 <3월에 눈이 온다> 전문
유난히 눈이 많은 겨울을 지나왔다. 광폭하게 펼쳐져 있는 순백의 휘장을 바라보는 동안, 흰색도 오래 보면 공포로 다가온다는 걸 깨달았다. 폭우 때도 보이던 하늘이 폭설엔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가... 자꾸 많아진다.
2010.03.10 18: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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