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셀라병 걸린 소 매몰지 허술한 관리 논란

창원 북면 무동지구 부지 조성 현장... 토양 오염 등 우려

등록 2010.03.17 17:51수정 2010.03.17 17:51
0
원고료로 응원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를 묻은 매몰지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

경남 창원시 도시개발사업소는 창원 북면 무동지구 아파트·공원 부지 조성공사를 하면서 가축매몰지를 발굴했다. 이곳은 지난 2005년 6월 14일 4마리, 2007년 9월 28일 2마리의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를 묻은 장소다.

 창원시는 북면 무동지구 가축매몰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7일 오전 굴착기를 동원해 현장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
창원시는 북면 무동지구 가축매몰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7일 오전 굴착기를 동원해 현장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도시개발사업소는 지난해부터 부지 조성공사를 하고 있으며, 지금은 성토를 해놓은 상태다. 부지 조성공사를 하던 지난해 9~10월 사이 소뼈가 다수 나오고 심한 약품냄새가 났지만 업체측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작업을 했던 것.

이 같은 사실은 민원인이 지난 2월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환경연합은 "굴착기 등으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소뼈가 나오고 약품냄새가 났지만,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제보를 받은 뒤 창원서부경찰서와 창원시에 문의하고 현장 발굴을 의뢰했는데, 그동안 잦은 비로 발굴이 미루어졌다. 17일 환경연합과 창원시 도시개발사업소, 농업기술센터, 창원서부경찰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확인 작업이 진행되었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는 이곳이 2005년과 2007년 브루셀라병으로 가축을 매몰했던 지역이라고 밝혔다. 농업기술센터는 두 차례 모두 매몰지 주변에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고, 당시 설치했던 안내판을 찍었던 사진도 제시했다.

 17일 창원시는 북면 무동지구 부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2005년과 2007년에 묻은 브루셀라병 소 매몰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땅을 파는 작업을 벌였다.
17일 창원시는 북면 무동지구 부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2005년과 2007년에 묻은 브루셀라병 소 매몰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땅을 파는 작업을 벌였다.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그런데 이후 가축 매몰지에 세워졌던 안내판은 사라지고 없어졌던 것. 도시개발사업소 관계자는 "부지를 조성하기 위해 과수원 등 곳곳에 대해 조사를 벌였는데, 조사 과정에서 가축 매몰지 안내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축 매몰지 안내판이 없다보니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를 묻은 장소라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던 것. 대개 소는 매몰하면 1년 안에 살점이 분해되지만, 뼈는 남아 있게 된다. 약품 등으로 인한 토양 오염도 우려된다.

환경연합은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를 묻을 때는 온갖 약품을 사용하는데, 창원시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인근 지역의 수질이나 토양 오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17일 북면 무동지구 부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가축 매몰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발굴하는 작업을 벌였다.
창원시는 17일 북면 무동지구 부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가축 매몰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발굴하는 작업을 벌였다.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창원시는 이날 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의뢰했다. 작업 당시 소뼈가 나오고 약품 냄새가 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한 업체 작업반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그만두었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전에는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를 매몰하면 고기를 먹기 위해 다시 파내는 사례가 있어 관련 법으로 3년 안에 발굴하지 못하도록 했던 것"이라며 "바이러스균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토양오염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알기 위해 성분분석을 의뢰해 놓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가축 매몰지를 발굴한 것이 의도적이지 않고 모르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창원서부경찰서는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의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브루셀라병 #가축전염병 #마상진환경연합 #창원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5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