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급식대책에 대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은 차가웠다. 저소득층 지원을 확대한다고 해도 무료급식은 '왕따 급식'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한나라당이 급식 관련 당정협의 결과를 발표한 18일 오전 11시 30분,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100여 명은 국회 본관 계단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배옥병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대표는 "한나라당이 밝힌 급식 정책은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결식아동 지원예산 270억 원을 삭감하던 정부 여당이 빈곤층을 강조하는 것은 국민에게 사기 치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근희 아이쿠프생협 급식위원장은 "아이가 급식비 지원만은 안 받겠다고 해서 가슴 아파하는 어머니들이 많다, 급식실에 가지도 못하는 학생들 상황을 알고 있냐"고 강조했다.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시 4대강 사업과 '부자 감세'가 집중공격 대상이 됐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삽질 안 하고 종부세 걷으면 무상급식 할 수 있다, 예산 탓하는 것은 궤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4대강 사업은 괜찮고 무상급식 하면 나라 살림이 거덜나냐"고 지적하면서 "아이 밥을 걱정하는 부모 심정을 안다면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자본이득세를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이 무상급식에 대응해 내놓은 중산층·서민 보육료 전액 지원에 대해서도 "현행(평균소득 하위 70%)보다 지원폭을 약간 넓히는 수준의 면피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보육도 보편적 의무교육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면서 "급식권과 보육권이 모두 권리인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오히려 권리를 축소시킨다"고 비판했다.
제갈 연구위원은 "보육료도 문제지만, 국공립시설이 5.5%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서 믿고 아이를 맡길 만한 시설이 없는 것도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는 2012년까지 농촌·어촌·산촌학교의 모든 초등학생·중학생과 도시 저소득층 가정의 모든 초등학생·중학생들에 대해서 전원 무상급식 지원을 하겠다"고 당정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부자급식'에 지원될 예산으로 내년부터 2015년까지 앞으로 5년 동안 중산층과 어려운 서민들의 만 0세부터 5세까지의 아동들 보육비와 유아교육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lay
▲ 정부여당 "포퓰리즘 무상급식하다간 국고 거덜" ⓒ 박정호
▲ 정부여당 "포퓰리즘 무상급식하다간 국고 거덜"
ⓒ 박정호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정부안, 여전히 왕따 급식... 사기 치지 말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