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이 사실"이라는 <요미우리 신문>의 입장을 보도한 기사에 달린 댓글이 13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며칠 사이 이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엄청난 파문이 일었는데도 별 다른 보도를 하지 않던 <동아일보>가 19일에는 ''2008년 7월 MB 독도발언' 요미우리신문 보도 왜 다시 시끄럽나'는 기사를 3면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이 기사는 19일 오전 8시 30분에 <동아닷컴> 머리기사에도 배치되었다.
기사의 내용은 한 마디로 <요미우리 신문>의 주장의 근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당시 <아사히 신문>도 표현은 조금 다르나 요미우리와 같은 취지로 보도했다"며 "다른 신문사도 비슷한 보도를 했으므로 허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동아일보>는 이 지점을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은 요미우리와는 '조금' 다른 게 아니라 '아주' 다르다는 얘기다. 같은 <아사히 신문> 기사를 참고한 국내 언론 중 <동아일보>만 다른 주장을 하니 신기하다. 과연 <아사히 신문>에 실린 이 대통령의 발언은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던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와 얼마나 다를까.
아사히신문은 문제의 요미우리 보도와 같은 날짜인 7월 15일자 2면 '時時刻刻(시시각각)'이라는 분석 기사에서 중학교 사회과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 기술 문제에 대한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고민을 전하면서 "총리의 딜레마가 깊어진 것은 9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였다. 이 대통령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독도 문제를 기술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총리는 '일본 입장을 해설서에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대답했으나 이 대통령도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고 썼다.(동아일보 <'2008년 7월 MB 독도발언' 요미우리신문 보도 왜 다시 시끄럽나>-2010.03.19)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아사히 신문>이 보도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이다. 이 발언이 <요미우리 신문>의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와 과연 다른 뜻인가.
<동아일보>는 "<아사히 신문>의 보도는 '이 대통령 심각한 우려 전달→ 후쿠다 총리가 일본 입장 언급→ 이 대통령 양보 거부'라는 취지였으나 우익 성향인 <요미우리 신문>은 후쿠다 총리가 기술 방침을 통보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몰아갔다"고 해석했다. 과연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는 말을 '거부'로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동아일보>는 <요미우리 신문> 인터넷판 삭제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지만 1000만 부 이상을 발행하는 <요미우리>가 정작 종이신문에서는 정정보도를 하지 않은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기사 뒷부분을 마저 읽어보면 <동아일보>가 정작 하고 싶은 것은 <요미우리 신문>과 <아사히 신문>의 보도 내용 차이나, 인터넷판 삭제에 대한 보도보다는 <요미우리 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소송단'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동아일보>는 소제목 <"국민소송단은 반MB 인사들 주축">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한 소송을 주도한 '국민소송단'의 대표자들은 정치 성향상 현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한다. 또한 "주도자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대표'인 백은종씨와 '민주회복직접행동 대표'인 채수범씨 등으로 '반MB' 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인사들이며, 소송단의 소송대리인은 변호사인 이재명 민주당 부대변인이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이들은 <요미우리 신문> 보도 후 1년여가 지난 지난해 8월 정정보도 요구와 4억 원 배상소송을 제기했다"며 "한나라당에선 이들의 전력을 들어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국민소송단'이 독도 문제를 이슈화해 '이겨도 좋고 져도 좋은 소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국민소송단'이 <요미우리 신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한 목적은 진실 규명 보다는 이명박 대통령 흠집내기에 있다는 말이다.
<동아일보>는 기사에서 청와대가 <요미우리 신문>을 상대로 소송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해당 신문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소송 등이 오히려 독도를 국제분쟁화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또 "이번 사건은 보도 내용의 진위를 따지지 않고 당사자 부적격을 이유로 소송이 각하되거나 패소할 가능성이 큰데, 여권에서는 그럴 경우 자칫 국민 사이에서 요미우리 보도를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0.03.19 14:21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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