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47)은 18일 "다음 대선은 지난 대선의 재방송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나도 대권에 도전할 의지를 가지고 있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주눅 들어서 패배주의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다음 대선이 정동영, 손학규, 정세균 등이 주축이 되면 지난 대선의 재방송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 "민주당이 문호를 개방해서, 유시민 등도 포함해서 새로운 대선 후보의 경합이 있어야 하며, 나도 조건이 된다면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386세대 정치인 중에 공개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은 송영길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다음 대선은 지난 대선 재방송되선 안 돼... 대권 도전할 것"
송 최고위원은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에서 1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이뤄진 특강 <신40대기수론- 민주당 혁신의 길>에서 대권도전 선언을 하면서도 "이번 지방자치에서 당이 원하면 인천시장이든 어디든 나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도 인천시장 출마 요청을 당으로부터 받고 있지만, 우리 당에서 현재 다섯 명이 후보로 뛰고 있고, 내가 후보가 되면 한나라당이 안상수(현 인천시장) 후보를 교체할 거라는 소문도 있고 그렇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 불가피하게 제가 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어느 곳에든지 저를 투여할 생각이 있다."
3선 의원인 송 최고위원(인천 계양 을)은 이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수도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되 "조건이 되면" 2012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지방선거에 나가서 당선되면 중간에 사표 내고 도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황은 좀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만약 떨어지면 2012년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대선에 나가야 할 상황이 된다면) 2012년에 정말 도전을 해서 당에 뭔가 좀 새로운 역할,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빼앗긴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국가운영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유능한 진보의 모습을 보이면서 수권정당임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40대 정치인 다시 도전해야... 전 당원투표로 힘있는 지도부를"
송 최고위원의 대권도전 선언은 지방선거를 불과 70여 일 남겨놓은 현 상황을 볼 때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그의 대권도전 선언은 현재 '자중지란'에 빠진 민주당에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목소리에 대한 부응이다.
현재 민주당은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 영입 파문, 한화갑 전 상임고문의 평화민주당 창당, '5+4 연대·연합 논의'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송 최고위원은 지금의 위기를 '당 지도력 약화'와 '도전 의식 부족' 그리고 '분열주의'로 나누어 진단했다.
송 최고위원은 "현 민주당의 지도부는 너무 취약하다"며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당 대표의 선출과정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 프라이머리' 개념을 차용한 전 당원 직접투표가 그 방안.
"당내 파벌이 없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일본 자민당 총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일반 당원 투표의 힘이 컸다. 지역위원장 등 대의원 1만 명 정도가 체육관에서 뽑은 대표가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겠나. 그와 같은 전당대회로는 경비행기급밖에 뜨지 않는다. 대형 비행기가 뜨려면 큰 활주로가 필요하듯 대권후보급 지도자가 뜨려면 그 정도의 전당대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차기 전당대회에서는 1백만의 전 당원이 참여하는 직접투표로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
송 최고위원은 또 이러한 혁신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민주당과 범민주진영이 "노무현과 김대중의 유산을 가지고 서로 싸울 것이 아니라" 크게 단결해야 하며, 40대의 젊은 정치인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국가운영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을 비교하며 민주당의 같은 386 세대 정치인들의 도전을 북돋았다.
송 최고위원은 "원희룡 의원이 지난 대선 한나라당 경선 후보로 나섰을 때 용기가 대단하다 생각했다"며 "나경원 의원도 서울시장에 나가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의 386인 우상호, 임종석은 왜 나서지 않나, 추미애와 박영선은 무엇을 하고 있나"고 반문했다.
"1971년 디제이가 40대기수론을 주창할 때가 그의 나이 40대 후반이었다. 디제이의 그것이 통한 것은 그가 시대정신을 통찰하고 그에 맞는 어젠다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40대기수론은 나이가 젊다고 먹히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40대 정치인인 우리도 이제 진화할 것인가 도태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다시 도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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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대권 도전 준비하고 있다" ⓒ 김윤상
▲ 송영길 "대권 도전 준비하고 있다"
ⓒ 김윤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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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평화민주당, 안에 들어와 싸우면 된다"
국민참여당과 평화민주당에 대한 날선 비판도 곁들여졌다. 송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민주당은 내부 혁신을 통해 자신을 열고 다른 분은 민주당에 당당히 참여하라"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진보정당과 같이 민주당과 정강·정책이 다르다면 어쩔 수 없지만 뿌리가 같다면 함께 하는 것이 맞다"며 "각자 스펙트럼의 차이가 있다면 '블록'을 만들어 당권을 놓고 전당대회에서 싸우면 된다, 당권을 교체시키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당을 분열시켜 총재하고 팬클럽을 사당화시켜서 무슨 감동이 있겠냐"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화갑 상임고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남의 일이라고 유시민 전 장관에게 대구시장 출마해서 죽으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 지금보다 호남색이 강한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부산에 가서 외롭게 선거 운동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호남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더 지지했다. 대통령이 될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한화갑 상임고문도 마찬가지다. 평화민주당 창당은 DJ 정신과 관계 없는 명분 없는 행동이다. 지방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때 우리 행동에 따라 보수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다"며 "진정한 추모를 위해선 울음을 삼키고 분노를 싸안고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권 도전을 말했지만 필요한 상황에서 대충대충 도망가지 않겠다"며 "날 필요로 하는 공간과 그 시기에 서서 브레이크 없는 불도저 정권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강 전체는 10만인클럽 동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특강>은 오는 25일(목)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을 초청해 <신40대기수론-한나라당 혁신의 길>을 들을 예정이다.
2010.03.19 12:1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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