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말로만 '호화 교장실 엄중 처벌'

삼산중학교 솜방망이 처분... "특별조사 제대로 진행되는지 의문"

등록 2010.03.22 13:12수정 2010.03.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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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은 최근 물의를 빚었던 '호화 교장실'에 대해 특별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당한 사례 적발 시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호화교장실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삼산중학교에 대한 재감사에서도 교장과 행정실장에 대해 '경고'와 '주의' 처분을 결정해 말로만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3월 18일에 열린 '교육비리 추방과 맑은 교육을 위한 교육비리 시민 고발대회'에서 연수구 A초등학교의 '호화 교장실 리모델링 사례'가 발표되면서, 시교육청이 제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시교육청은 3월 19일 보도 자료를 통해 "최근 언론에 보도된 교장실 리모델링에 따른 예산 낭비 의혹과 관련해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예산 낭비 등 부당한 사례에 대해 관계자에게 엄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도 자료를 살펴보면, 시교육청은 최근 5년간 교장실 환경개선공사를 실시한 전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함께 사업의 타당성ㆍ적정성 등에 대해 지난 2월 11일부터 서면조사를 실시해 총 138개교에 대한 1차 실태조사를 마쳤다.

 

또한 2차로 개교 후 5년 이내 교장실 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한 23개교를 대상으로 수선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시설물 철거 후 동일 기능의 다른 시설물을 설치했는지 여부 등 사업의 당위성을 중점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현재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단위학교 예산집행에 대한 정당한 학교장의 결정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결과는 최대한 존중하지만, 예산낭비 등 부당한 사례에 대해서는 관계자에게 엄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며 "학교예산이 내실 있고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교장실 환경개선에 대한 세부기준과 예산낭비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지은 지 5년밖에 안 됐는데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약 1649만 원의 예산을 들여 교장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학생들의 교재나 교구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교수학습활동비 약 226만 원으로 교장실 옷장·장식장·수납장·냉장고 등 새 집기를 구입한 삼산중학교의 교장은 '경고', 행정실장은 '주의' 처분했다.

 

교장실 집기를 중복 구입한 점은 있으나 반출한 물품을 교실 외 5곳에서 사용 중이기에 학교재산에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고 고의성이 없어 변상조치도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3월 18일 열린 '교육비리 시민 고발대회'에서 발표된 연수구 A초교의 호화 교장실 리모델링 사례를 보면, A초등학교는 2009년 12월 교수학습활동비 1876만 원과 학교시설비 1792만 원을 전용해 교실 두 개 크기의 교장실을 리모델링하는 데 사용하고, 교수학습활동비 약 1099만 원을 교무실 환경개선을 위해 사용했다.

 

A초등학교를 고발한 학부모는 사례문을 통해 "이에 반해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서실로는 5층 꼭대기 구석에 있는 교실 하나를 사용하고 있어, 공간도 비좁고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급식소 또한 시설이 좁고 열악한 상태"라고 증언했다.

 

또한 이 학부모는 사례문에서 A초등학교가 2009년 3월 560만 원의 불법찬조금을 조성해 각종 행사비용과 학교물품 구입 등으로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시교육청이 지난 2월초 자료를 수집한 교장실 리모델링 현황에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계양구의 B초등학교도 1000만 원이 넘은 돈으로 교장실을 리모델링했다는 제보가 <부평신문>에 들어왔으나, 이 또한 현황에 보고되지 않아 시교육청이 특별조사를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노현경 인천시교육위원회 부의장은 3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시교육청이 학부모 고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야 A초등학교에 대해 부랴부랴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등 축소 은폐 의혹이 있다"며 "시교육청은 교장실 리모델링 이외 학부모 불법찬조금, 학교급식 계약 문제, 각종 시설공사 비리, 인사 비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rk)에도 실렸습니다.

2010.03.22 13:12ⓒ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rk)에도 실렸습니다.
#교육청 비리 #교장실 리모델링 #호화교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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