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학교 가야금 연주, 인기 '짱;"

안성 광선초등학교 최초 대외발표 앞두고 가야금 맹훈련 중

등록 2010.03.27 16:41수정 2010.03.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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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연습 지금 연주하는 아이들은 지난해부터 배운 아이들이다. 가야금 연주 실력이 꽤나 좋다. 뿐만아니라 자기들이 알아서 연습을 잘 한다. 따로 연습실이 없어서 그냥 교실 바닥에 자리 깔고 하는 중이다.

연습 지금 연주하는 아이들은 지난해부터 배운 아이들이다. 가야금 연주 실력이 꽤나 좋다. 뿐만아니라 자기들이 알아서 연습을 잘 한다. 따로 연습실이 없어서 그냥 교실 바닥에 자리 깔고 하는 중이다. ⓒ 송상호

▲ 연습 지금 연주하는 아이들은 지난해부터 배운 아이들이다. 가야금 연주 실력이 꽤나 좋다. 뿐만아니라 자기들이 알아서 연습을 잘 한다. 따로 연습실이 없어서 그냥 교실 바닥에 자리 깔고 하는 중이다. ⓒ 송상호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연평바다에 어허어헐싸 돈바람 분다. 얼싸 좋네. 아 좋네. 군밤이요. 에헤라 생률밤이로구나."

 

낭랑한 목소리에 아이들 대여섯 명이 가야금을 연주하며 '군밤타령'을 쌩쌩하게 부른다. 담당 강사가 수업에 약간 늦게 왔지만, 개의치 않고 아이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알아서 연습을 한다.

 

"언니, 그 음 쳐봐. 아니 아니 그 음 말고."

 

튜닝도 제법이다. 알아서 '척척'이다. 1년 배웠다는데 아주 맛을 제대로 들였다. 정말 아이들이 스스로 좋아서 한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가야금 소리가 여기저기서 '띵띵띵'. 연습하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수다 떠는 소리, 웃는 소리가 뒤엉켜 시골 초등학교 교실이 마치 시골장터 같다.

 

이렇게 연습에 집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맹훈련을 해서 배웠던 가야금 연주 실력을 대외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동안 교내에서 학부모들 상대로 발표회를 가진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올해 5~6월경 안성교육청이 주관하는 국악발표 대회에 나갈 예정이다.

 

아는 친구, 아는 부모님이 아닌 안성시민들을 상대로 안성시민회관(아직 장소 미정)에서 공연한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점검받는 떨리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은 벌써 마음이 안성시민회관 무대 한복판에 가 있다.

 

a 연습 지금 아이들은 올해 5~6월 경에 있을 국악대회를 위해 맹훈련 중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모두 가야금을 즐기고 있었다.

연습 지금 아이들은 올해 5~6월 경에 있을 국악대회를 위해 맹훈련 중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모두 가야금을 즐기고 있었다. ⓒ 송상호

▲ 연습 지금 아이들은 올해 5~6월 경에 있을 국악대회를 위해 맹훈련 중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모두 가야금을 즐기고 있었다. ⓒ 송상호

가야금 연주, 아이들에게 인기 '짱'

 

도교육청 공모신청이 통과되어 2009년 3월부터 교과 특성화로 시작된 가야금 연주. 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 받은 예산으로 가야금 20대, 교재 20권, 강사비용 등으로 시작되었다.

 

지난해 말 15명이던 가야금 지원 학생이 올해는 19명으로 늘었다. 그나마 25명이 지원 신청해서 19명이 선정된 결과다. 그만큼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서로 배우려고 난리다. 다 못해줘서 아쉬울 뿐이다.

 

가야금을 가르치는 강사도 수준급이다. 이화여대 음악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 국악대학을 수료한 우아련 강사다. 여성이지만, 아이들이 막 떠들다가도 "조용히 해"라고 한 마디만 하면, 삽시간에 조용해질 정도로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일 축하를 위해 과자파티를 열어줄 정도로 아이들과도 친근하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과자 파티가 있었다. 실력과 카리스마와 온정을 두루 갖춘, 한 마디로 '좋은' 강사다.

 

열악한 환경 딛고 아이들 꿈이 이어지길

 

a 과자 파티 아이들은 지금 과자파티 중이다.  생일 당한 아이를 위해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박수치며 부른다. 작은 것으로도 나누면 얼마든지 행복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과자 파티 아이들은 지금 과자파티 중이다. 생일 당한 아이를 위해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박수치며 부른다. 작은 것으로도 나누면 얼마든지 행복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 송상호

▲ 과자 파티 아이들은 지금 과자파티 중이다. 생일 당한 아이를 위해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박수치며 부른다. 작은 것으로도 나누면 얼마든지 행복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 송상호

하지만, 사실 가야금 배우는 전용 교실도 없다. 평소 교실로 쓰던 장소에 깔판을 깔아 연습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사비용이 도교육청에서 지원되었지만, 올해부터는 학교 자체에서 강사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재정상의 어려움에 봉착했음에도 아이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과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열심히 잘해줘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아이들도 상당히 실력도 늘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바람이 있다면, 안성 지역 내에 있는 중앙대 국악과 등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봉사해주는 등의 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재정적 열악함을 지역 기업 등에서 지원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가야금 연주 반을 시작하게 만들었던 담당 김성욱 교사의 말이다. 김 교사는 아이들의 끼를 발산하며, 꿈을 키워가는 이 프로젝트가 재정상 어려워 이어지지 못할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사실 재정상 어려워서 시행하던 특성화 교육이 막을 내린 경우는 다른 학교에서도 종종 있어 왔기 때문이다.

 

한편 광선초등학교 http://www.kwangson.es.kr/ (교장 이내원)는 전교생이 올해 60명이다. 거의 한 학년에 10명 꼴. 시골 초등학교에서 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던 중 찾은 길이 바로 '가야금'이다. 이 학교에서 가야금은 아이들에겐 재미와 꿈을, 교사와 학부모들에겐 '학교 활성화'를 만족시켜줄 좋은 거리다.

 

어쨌든, 시골초등학교 아이들의 '가야금사랑'이 쭉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a 단체사진 가야금 연주 반 아이들이 한 자리에서 가야금을 들고 찍었다.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렇듯 순수함이 뚝뚝 묻어 나왔다.

단체사진 가야금 연주 반 아이들이 한 자리에서 가야금을 들고 찍었다.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렇듯 순수함이 뚝뚝 묻어 나왔다. ⓒ 송상호

▲ 단체사진 가야금 연주 반 아이들이 한 자리에서 가야금을 들고 찍었다.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렇듯 순수함이 뚝뚝 묻어 나왔다. ⓒ 송상호

덧붙이는 글 | 안성 광선초등학교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 031-672-6081)는 전형적인 시골초등학교이지만, 전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누구보다 학교를 살리려는 열의에 가득 차 있다. 

2010.03.27 16:41ⓒ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안성 광선초등학교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 031-672-6081)는 전형적인 시골초등학교이지만, 전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누구보다 학교를 살리려는 열의에 가득 차 있다. 
#가야금 #교과특성화 #광선초등학교 #이내원교장 #김성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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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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