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사발 커피는 정말 따뜻했다"

현대자동차남해지점에서 20년 근속한 김옥태 차장

등록 2010.04.04 17:57수정 2010.04.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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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한직장에서 20년 근속이라는 기록을 세운 사람이 있다. 임금과 근무환경,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직장을 옮기는 덕에 한 회사에서 20년을 일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요즘, 주위 사람들의 귀감이 된 사람은 바로 현대자동차남해지점 김옥태 차장이다. 이에 기자는 20년 근속 기록을 세운 김옥태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기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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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남해지점에서 20년동안 근속한 김옥태 차장 ⓒ 김종욱

현대자동차 남해지점에서 20년동안 근속한 김옥태 차장 ⓒ 김종욱

- 언제 어떠한 사유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됐는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부산으로 이사간 뒤 부산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전역 이후 작은 PVC대리점을 차렸는데, 경영이 미숙했는지 실패를 했다. 그러던 중 고향 친구의 권유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됐다."

 

- 20년동안 근속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텐데.

"돌이켜보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을 정도로 20년이라는 세월이 금방 흐른 것 같다. 사실 처음 입사할 때에는 다른 좋은 직장을 구해 이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주어진 일을 해내다보니 20년이란 세월이 흘러 있었다."

 

- 현대차에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난생 처음 차를 갖는 어르신에게 도로연수를 시켜주고, 차량에 대한 정보도 알려줬었다. 그러자 그 어르신이 너무 고마워하시면서 무엇이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대접할 만한게 없다며 사발로 한가득 커피를 내어왔다. 그 커피는 이때까지 마셨던 어떠한 커피보다 따뜻했고, 배불렀고, 행복했었다."

 

- 그만두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을텐데?

"업무환경이 좋거나 급여가 많은 곳으로 옮기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다만 개인적인 슬럼프가 지속돼 몇달간 실적을 채우지 못했던 것이 있다. 이후 슬럼프가 회복되고 자신감을 되찾을때까지 무엇보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은 정년이 너무 짧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없다."

 

-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면?

"20년 동안 1500여 대의 차량을 팔았고 대략 1천여 명의 고객이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너무 많다보니 그분들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가끔은 '차만 팔면 그만이냐'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지면을 통해 사죄의 말을 전하고 싶다. 혹여나 차량에 관한 문의사항이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지점을 방문해주길 바란다.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

 

- 영업의 노하우가 있는가.

"항상 정직하게 고객을 대하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타지역 일부업체에서 중고차를 매입할 때 실제 판매가격보다 낮춰서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한 이득에 눈이 멀면 고객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정직하게 고객들을 대하고 신뢰를 지켜왔던 것이 일의 원동력이었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남해의 물가가 비싸다며 외지에 나가서 차량을 구매하는 군민들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차량을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군내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힘을 보태주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도 살리는 길이 아닐까 싶다. 하나 덧붙이자면 현대차를 아껴주는 군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군민들의 발로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현대차가 되겠다."

2010.04.04 17:57 ⓒ 2010 OhmyNews
#20년근속 #김옥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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