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 또 조인트 까였나?"

국장급 사원들, 황희만 임명 철회·김우룡 고소 촉구 성명 발표

등록 2010.04.13 17:53수정 2010.04.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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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노조 총파업 9일째인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선전전에 나선 김정근, 김완태 MBC아나운서가 정권의 MBC 정악 실상을 알리는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MBC 노조 총파업 9일째인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선전전에 나선 김정근, 김완태 MBC아나운서가 정권의 MBC 정악 실상을 알리는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유성호

"왜 굳이 황희만 부사장을 고집하는가? 평지풍파를 일으킬 게 뻔한 인사다. '청와대에서 또 조인트를 까인 게 아닌지' 의혹을 자초할 뿐이다. 사장 본인이 내세운 전제조건을 무너뜨린다면, 스스로 사장 자격을 부인하는 꼴이다."

MBC 파업 9일째인 13일 국장급 사원들이 나섰다. 1984년 MBC에 입사한 '84사번' 사원들은 13일 현 사태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김재철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후배들의 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신뢰와 지도력의 위기, 해법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글에서 김 사장에게 2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첫째는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 둘째는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고소다. 

이들은 "이미 문제가 되어 보도본부장 보직을 사퇴하고 특임이사로 임명된 분을 그보다 더 책임있는 자리인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사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평지풍파를 일으킬 게 뻔한 인사로, '청와대에서 또 조인트를 까인 게 아닌지' 의혹을 자초할 뿐"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들은 "MBC 사장과 전 구성원의 명예에 먹칠을 한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고소해야 한다"며 "김 전 이사장을 고소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은 김 사장 본인의 명예와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김 전 이사장에 대한 조치를 미루거나 백지화하는 것은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음을 인정하는 일"이라며 "이것은 전 사원과의 약속일 뿐 아니라 언론보도를 통해 온 국민에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공영방송 MBC의 사장은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며 "온 국민 앞에서 사장이 약속한 사안이 지켜지지 않을 때 어느 시청자가 MBC의 뉴스와 프로그램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이들은 만일 김재철 사장이 84사번들의 고언을 무시하고 이행하지 않는다면 회사 안팎에서 김 사장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MBC 사장으로서의 영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방문진에게 묻겠다"며 "엄기영 사장의 인사에 깊이 개입했던 방문진은 왜 지금 침묵하고 있는가, 이사장이 공석이지만 현 사태에 대해 방문진이 책임 있는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김 사장의 행보와 관련해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신뢰와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MBC 최고책임자로서의 리더십을 의심받게 될 것"이라면서 "잘못을 흔쾌히 바로잡고 인정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라 오히려 용기 있는 일"이라고 김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MBC 노동조합에는 보직부장들과 사내 선배들의 응원메시지와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13일 트위터에 올라온 단문메시지에 따르면 제작기술, 영상기술, 경영본부, 보도국 등의 사내 선배들은 파업 중인 MBC 노동조합에 265만원의 성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에 앉아서도 로비에 있는 후배들을 생각한다." - 제작기술부 선배 일동 110만 원.
"100만 원 채우지 못해 미안하다"- 영상기술부 선배 80만 원.
"밥 잘 먹고 힘내라. 마음으로 응원한다"- 경영본부 보직부장 40만 원.
"목숨 걸고 투쟁하는 걸 보니 마음이 무겁다. 투쟁의 결의를 다지며"- 보도국 선배 20만 원.
"몸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술값으로 대신 한다" -보도국 선배 15만 원.

한편 김재철 사장은 같은 날 '사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발표하고 업무복귀를 호소했다. 김 사장은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익한 방송으로 국민에게 공적 서비스를 해야 하는 공영방송 MBC 본연의 목적이 훼손되고 있다"며 "노동조합이 하고 있는 파업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사장은 "노조의 3가지 요구 조건(사장 퇴진, 정권의 MBC 장악 전모 실토, 정치권의 방문진 개혁)은 파업의 대상도 노사가 협의할 사안도 아니다"면서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한)소송 제기는 때가 되면 사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사장은 "황희만 부사장 문제도 조합이 요구한 대로 보도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며 "아무런 보직도 주지 말라는 것은 무조건 식물인간으로 만들라는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김재철 사장은 "심지어 지난주 후반부터는 사장과 부사장의 출근까지 막고 있다"며 "파업을 즉시 철회해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MBC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신촌 등 거리에서 MBC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홍보전에 나섰으며 14일에는 언론노조와 함께 하는 대규모 촛불시위(저녁 7시)도 계획하고 있다.

 MBC 노조 총파업 9일째인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선전전에 나선 박경추 MBC아나운서가 정권의 MBC 정악 실상을 알리는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MBC 노조 총파업 9일째인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선전전에 나선 박경추 MBC아나운서가 정권의 MBC 정악 실상을 알리는 선전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유성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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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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