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단일화가 잠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김진표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반드시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를 이루겠습니다. 지금도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통합에 나서겠다고 하면 저는 유 후보에게 많은 것을 양보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야권 단일화 논의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의원직(수원시 영통구)을 사퇴하고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 선거전에 들면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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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민우

이날 김진표 예비후보는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국회의원이 아닌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1200만 경기도민과 함께 '새로운 경기도'의 꿈과 희망의 역사를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맺었던 인연을 거론한 김 예비후보는 "지금은 하늘에 계신 두 분 대통령은 제 정치 스승이요, 제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이라면서 "두 분이 모두 떠나신 지금은 그분들이 못 다 이룬 꿈을 제가 대신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예비후보는 "오늘부터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체인지(Change) 경기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주권시대의 대장정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삽질 대신 사람, 도민을 우선하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김 예비후보는 기자회견문의 절반 가까운 부분을 야권 단일화에 할애하고, 연대 결렬의 책임이 모두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게 있는 것처럼 단정한 채 결단을 촉구했다. 김 예비후보는 "통합과 연대가 최선이며, 분열은 야권의 공멸을 몰고 올 것"이라 우려한 뒤,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후보에게 "벼랑 끝 정치를 그만 두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역사를 진보시킨다고 했습니다. 뭉쳐야 합니다. 말로만 '노무현처럼 일 하겠다'고 떠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말해야 합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하는 구태정치로는 큰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김 예비후보는 "야4당과 시민사회의 합의를 뒤집고 자신들의 억지주장으로 협상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반칙"이라면서 "(유시민 후보는) 경기도지사 경쟁방식을 시민사회에 위임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김 예비후보는 "저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주신 수원 영통구민 여러분께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면서 "비록 여러분이 맡겨주신 국회의원으로서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지만, 경기도의 민생경제와 교육여건을 개선해 경기도를 바꾸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로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 4당의 선거연합 협상의 잠정 결렬에 대해 야권 연대를 중재해 온 시민진영4개 단체(민주통합시민행동·희망과대안·2010연대·시민주권 소통과연대)는 "민주당은 당내 사정 등을 이유로 연합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 아닌 자당의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했다"면서 "민주당이 협상 결렬의 1차적 원인을 제공했다면, 국민참여당은 결정적인 최종원인을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안동섭 민주노동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각 당 경기도지사 후보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면서 "당 차원의 협상이 최종적 난관에 봉착한 이 순간, 후보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