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백련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집이다.
전용호
동백숲이 끝나는 곳에는 넓은 터에 절집이 있다. 백련사는 신라 문성왕 때 무염국사가 창건하고 만덕사라고 불렸는데, 고려시대 원묘국사가 대중과 함께 불교의 사회적 모순을 개혁하고자 백련결사 운동을 일으키면서 백련사로 바꿔 불렸다. 당시에는 커다란 사찰이었는데, 수차례 불타고 새로 지어지면서 지금은 아담한 절집이 되었다.
대웅보전 현판 글자가 힘차게 꿈틀거린다백련사 백일홍나무는 아직 옷을 입지 않았다. 반질거리는 나무는 햇살을 잔뜩 받고 있다. 만경루 사이로 난 계단을 올라서니 파란빛이 밝게 배어나도록 단청된 대웅전이 올려다 보인다. 대웅보전 현판이 두 줄로 써 있다. 조선시대 4대 명필인 원교(員嶠)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쓴 글씨다.
동국진체를 완성한 이광사가 신지도에서 15년간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지역에 많은 글씨를 남겼는데, 백련사 대웅보전(大雄寶殿) 글씨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란다. 글자마다 생동감이 넘치며, '大'자는 마치 젊은 청년이 힘차게 걸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