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명종9년(1554) 세상을 떠나며 "묘를 크게 쓰지 말고 비석도 세우지 말라"고 유언하였다고 한다.
조찬현
아곡 선생은 전남 장성 황룡면 아곡리에서 태어나 2품 벼슬인 판서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공직자로서 오직 맡은바 임무에만 충실하고 명예와 재물에는 사심이 없었다고 한다. 중종 9년(1514년) 문과에 급제한 후 판서에 이르기까지 38년 동안 많은 관직을 역임하며 치적을 쌓았다.
선생은 명종9년(1554년) 세상을 떠나며 "묘를 크게 쓰지 말고 비석도 세우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명종은 그의 청렴함에 탄복하여 서해안의 암석을 골라 하사하면서, 선생의 뜻이 훼손될까 염려하여 비문이 없는 백비를 세우도록 하였다.
이는 돌에 새길 비문 대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선생의 뜻을 깊이 새겨 후세에 전하고자 한 것이라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