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는 요긴한 야채이다. 약방의 감초처럼 모든 음식에 들어가고 파전이나 파김치를 담가먹으면 그 맛이 참 좋다.
전갑남
아내가 한참 쪽파를 다듬다 말고 뜬금없는 말을 꺼낸다.
"언젠가 내 친구 중에 쪽파가 크면 대파가 되느냐고 묻더라구요. 쪽파 대파도 구별 못하고선!""그 친구 도회지에서만 자랐나? 하기야 요즘 애들 중에는 쪽파가 대파 새끼쯤 되는 줄 아는 애들도 많을 거야!"사실 그렇다. 파는 모두 같은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쪽파는 쪽파고 대파는 대파다. 쪽파와 대파는 전혀 다른 종이라는 뜻이다. 쪽파와 대파는 번식하는 방법부터가 다르다.
쪽파는 뿌리로 심는다. 가을김장 때 요긴하게 쓰인다. 생명력이 강한 쪽파는 겨울에도 뿌리가 썩지 않고 봄에 새움이 올라온다. 봄에 자란 쪽파는 초여름에 꽃대가 올라오고 뿌리는 실하게 굵어진다. 대가 말라비틀어지면 뿌리를 캐 보관해두었다 초가을에 심는다.
반면 대파는 초여름 묵은 줄기에서 꽃이 핀다. 이때 맺힌 씨를 받아 재배한다. 씨에서 싹이 틀 때는 쪽파보다 가늘다. 이 실파가 조금 굵어지면 옮겨 심는다. 두세 달 자라 굵어지는 게 대파다.
쪽파나 대파는 참 소중한 야채다. 각종 비타민과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소화를 돕고 감기와 불면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는 나물을 무칠 때나 찌개를 끓일 때 약방의 감초처럼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 자라는 환경이 달라서인지 파에 따라 음식맛도 달라진다.
특히, 쪽파는 해물과 함께 파전을 붙이면 그 맛이 독특하다. 또 파김치를 담가먹으면 아주 훌륭한 반찬거리가 된다.
파김치는 액젓으로 숨죽이고 찹쌀밥을 갈아 담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