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의 첫째날 저녁에는 원폭피해자 증언, 핵무기 제조 원료가 되는 우라늄 채굴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핵무기가 인간의 삶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둘째날은 각 단체들이 모여 준비한 워크샾과 영상 상영으로 꽉 찬 하루였습니다. 이날 참여연대도 미국(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Institiute of Policy Study), 일본(Gensuikyo, Peaceboat), 중국(Chinese People's Association for Peace and Disarmament), 괌(Guahan Coalition for Peace and Justice), 하와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참가한 단체들과 함께 '아태지역 군사주의와 군비경쟁에 대한 도전(Challenging Asia-Pacific Militraism and the Arms Race)'이라는 주제로 워크샾을 개최하였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단체들이 함께 괌과 하와이에 주둔한 미군 및 핵무기의 문제점, 피폭피해자의 생생한 증언, 한미일의 군비증강 실태에 대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 워크숍에서 참여연대는 '한국정부의 군사주의와 핵 정책의 위험'이라는 주제로 이명박 정부 이래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공격적 군사계획, 주변국 위협에 대한 과도한 강조와 기여외교를 빙자한 군사 개입의 확대, 그리고 북한핵폐기를 강조하면서도 핵우산에 집착하고 핵군축을 향한 국제적 노력에는 소극적인 한국정부의 이중성 등에 대해 발표하고 국제사회와 공유하였습니다.
워크숍 참석자들은 북한에 대한 무장간섭 계획이 국제법으로 허용되기 힘든 침략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계획, 작계5029, 부흥계획 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남한이 북한보다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군비를 증강해 절대적 우위를 점유하려는 한국정부의 군사전략이 오히려 북한으로하여금 비정규적이고 파괴적인 비대칭 전력 개발, 즉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멘의 아덴만과 아프가니스탄 등 이른바 대테러 전쟁에 대한 한국군 파병 등 한미 군사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화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사회자이기도 한 미국친우봉사회(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의 조셉 거슨(Joseph Gerson)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제국주의적 분할과 그 이후의 분쟁갈등 과정에서 미국이 지닌 역사적 책임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들어 자세히 언급했고, IPS의 공동 연구실장인 John Feffer는 미국과 아태지역 국가들의 군사비가 세계 군사비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이 지역의 군비확장 추세와 이를 부추기는 방위산업과의 연관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일본 peaceboat 공동대표인 가와사키 아키라와 겐슈쿄(원수폭금지협의회)는 일본 민주당 정부 이후 핵정책과 미군기지 정책 등 군사정책이 평화지향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갈수록 소극적이고 기존 자민당과 다를 바 없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이 워크숍을 통해 괌과 하와이 오끼나와의 미군기지의 문제점과 주민들의 반대운동도 상세히 소개되었습니다.
아태지역 활동가들이 함께 모인 이번 워크샾은 평화운동이 국내적으로 머무를 것이 아니라 지역적, 국제적으로 공유되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상기시키는 기회였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 허브기지가 집중되어 있는 괌과 하와이, 그리고 오키나와의 주민운동이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해야 할 필요성, 아시아태평양 지역 나라들의 군비 동결을 위한 국경을 넘어서는 공동협력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 비핵지대화 구상 등 지역 내 핵위협 제거를 위한 구상도 논의되었습니다.
이 밖에 이날 국제회의에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점령, NATO(북대서양조약긱구) 폐지, 평화적 핵 이용의 문제점, Mayors for Peace(비핵도시 시장 모임) 등 도시간 연대에 의한 핵군축 전략, 히바쿠샤(피폭자) 실태, 핵무기 현대화의 문제점, 글로벌 제국주의, 열화우라늄 금지 캠페인, 외국군 주둔의 문제점, 핵무기와 인간안보 등을 주제로 한 세계 각국 평화활동가들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하여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원칙을 주장하였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평소에 주장해 오던 핵군축 5개항 즉, 1) 신뢰할만하고 2) 안전을 보장하며 3) 법적으로 강제되고, 4) 가시적이며, 5) 다른 대량살상무기 등으로 인한 위협을 예측(예방)하는 핵군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핵 군축 비전의 후퇴에 실망한 참석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핵보유국들의 핵군축을 실제로 이끌어냄으로써 5개항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군축합의를 주도하지 못한채 정치적 부담없는 원론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적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미국이 새로운 핵무기금지협약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핵 탄두를 줄이는 대신 그 성능을 개량하고 비핵첨단무기개발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반기문 총장의 리더십에 큰 제약을 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PT 사전 행사 마지막으로 5월 2일에는 행진과 집회가 열렸습니다. 1만여명의 세계 각지의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뉴욕 타임스퀘어부터 유엔까지 평화와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구호와 음악과 결의와 웃음이 공존하는 행진이었습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로 쌓은 조형물, 옷, 퀼트 작품, 심지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동물들까지 모두가 함께 2010 NPT 검토회의가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중요한 계기가 되길 염원하는 잔치의 한마당이었습니다.
2010.05.13 12:4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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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핵군축 NGO들,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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