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기준 넘었지만...

진주선관위, 학내 설치 여부 판단 미뤄... 학생들 "쉽게, 많이 투표할 수 있게 해달라"

등록 2010.05.17 15:33수정 2010.05.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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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 학생들이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 신고를 받았는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시한 부재자 투표소 설치 기준 숫자인 2000명을 넘어섰다. 경상대가 기준을 넘어 부재자 투표 신고 신청을 받은 것은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경상대 학생들은 2006년, 2008년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위한 접수를 받았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30개 대학에서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대표 도상헌, 국어국문 3년)는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14일까지 부재자 투표 신고를 받았다. 전체 부재자 투표 신고자는 2407명이고, 경상대가 소재한 진주시 가좌동에 주소를 두고 있는 신고자는 21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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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는 17일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부재자 투표소 신고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 이우기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는 17일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부재자 투표소 신고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 이우기

도상헌 대표는 "그동안 몇 차례 투표에서 해마다 투표율이 떨어지고 있고 더군다나 20대의 투표율이 다른 세대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에 신고를 받았는데,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는 대학 안에 투표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는 진주선관위에서 경상대가 소재한 가호동사무소에 투표소를 설치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경상대에서 가호동사무소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다.

 

그런데 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경상대 안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진주선관위 지도계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는 18일까지 받는데, 자료를 취합한 뒤에 결정할 것"이라며 "경상대 안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는 17일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주선관위와 학교본부를 면담하였으나 그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며 "진주선관위는 '외부에서 신고한 일반인들이 있을 수 있어서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대신 가호동사무소에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는 답변과 함께 '신고기간이 끝나는 18일 이후에 심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하였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은 "기왕 추가로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한다면 학생들이 수업 도중에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학내에 설치하는 것이 훨씬 투표를 권유하는 일일 것인데, 왜 도보로 15분 떨어져 있는 동사무소에 설치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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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 대표가 17일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열린 '지방선거 부재자 투표 신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우기

도성훈 경상대 유권자운동본부 대표가 17일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열린 '지방선거 부재자 투표 신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우기

그러면서 대학생들은 "대학본부는 부재자 투표소를 적극적으로 학내로 유치해 학생들이 쉽게, 많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매번 선거 때마다 20대 대학생의 투표율이 가장 낮고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질타했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투표를 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의 의지가 매우 높지만 오히려 지역 선관위와 대학본부가 여러 장벽들을 만들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고 밝혔다.

 

도상헌 대표는 "신고자는 거의 대부분 주소지가 가좌동인 대학생이며, 일반 유권자라도 졸업생이거나 학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선관위에서 제시한 기준을 모두 갖추었다. 대학생들이 투표를 편하게, 많이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대학 안에 투표소를 설치해야 한다. 18일까지 선관위의 결정을 기다려 보고 이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선관위 지도계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소 설치 기준은 대학생이 아닌 일반 유권자가 들어 있어도 가능하다"며 "부재자 투표소를 경상대 안에 설치할지 아니면 경상대가 소재한 가호동사무소에 설치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아니다. 자료를 취합한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05.17 15:33 ⓒ 2010 OhmyNews
#경상대 #부재자 투표 #지방선거 #진주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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