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0.05.20 14:42수정 2010.05.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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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높고 물 깊은 사담계곡에서 한적한 산길을 택하면 공림사다. 기암이 절경을 이룬 낙영산 아래에 있는 공림사는 신라의 경문왕이 고승 자정선사를 국사에 봉하고 입궐하기를 청했으나 사양하자 그 인물됨에 감동하여 사원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공림사 일주문공림사는 기암이 절경을 이룬 낙영산 아래에 있다.김종길
▲ 공림사 일주문 공림사는 기암이 절경을 이룬 낙영산 아래에 있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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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림사 경내는 대부분의 전각들이 최근에 지어져 옛 맛은 없다. 다만 절을 둘러싼 낙영산의 기암절벽과 수십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어 이곳이 유서 깊은 곳임을 말해줄 뿐이다. 특히 수령 천년이 넘은 느티나무는 공림사뿐만 아니라 괴산의 역사를 말해 주는 귀중한 자산이다.
▲공림사 느티나무수령 천년으로 높이가 12m에 둘레만 8m에 이른다.
김종길
▲ 공림사 느티나무 수령 천년으로 높이가 12m에 둘레만 8m에 이른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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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대웅전 앞마당의 연등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느 사찰과 마찬가지로 초파일 준비로 절집은 부산스러웠다. 다만 이곳에서 본 특이(?)한 장면은 스님들이 연등을 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공림사 경내신라의 경문왕이 고승 자정선사를 국사에 봉하고 입궐하기를 청했으나 사양하자 그 인물됨에 감동하여 사원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김종길
▲ 공림사 경내 신라의 경문왕이 고승 자정선사를 국사에 봉하고 입궐하기를 청했으나 사양하자 그 인물됨에 감동하여 사원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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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찰에서도 해마다 이때가 되면 연등을 다느라 분주하지만 스님들이 직접 소매를 걷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광경은 생소하다. 대개 큰절의 궂은일은 보살이나 불목하니들이 도맡아 한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땀 흘리는 스님들김종길
▲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땀 흘리는 스님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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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여서 그런지 스님들은 하나같이 침묵을 지킨 채 묵묵히 일만 하였다. 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운 날씨에 연신 땀을 훔치며 연등을 다느라 안간힘을 쓴다.
▲석가탄신일 앞두고 땀 흘리는 스님들김종길
▲ 석가탄신일 앞두고 땀 흘리는 스님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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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을 매단 무거운 줄을 힘을 합쳐 영차영차 당긴다. 한 스님은 줄을 매달 기둥의 위치를 가늠해 보고, 또 다른 스님은 기둥에 줄을 묶기 시작한다. 노동에 대한 오랜 협동이 있어서 그런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가벼운 눈짓만으로 일을 능숙하게 처리한다.
▲석가탄신일 앞두고 연등을 다느라 땀 흘리는 스님들김종길
▲ 석가탄신일 앞두고 연등을 다느라 땀 흘리는 스님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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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도 하나의 수행이리라.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한때 노동계에서 많이 회자되었던 이 말의 유래는 오래되었다. 성경에도 나오는 이 말은 중국 당나라 때의 유명한 선승 백장 회해 선사가 한 말입니다.
회해선사가 나이가 들어서도 쉼 없이 일을 하자, 이를 안타까이 여긴 제자들이 삽과 괭이를 숨겼다. 이에 선사는 식사를 거부하며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이라는 말을 남겼다. 수많은 설법보다 스님들의 굵은 땀 한 방울이 석가탄신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한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땀 흘리는 스님들김종길
▲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땀 흘리는 스님들
| ⓒ 김종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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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20 14:4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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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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