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MB 절망교육 끝내야" vs. 정진곤 "난 MB 교육수석"

[경기도교육감] 수원역에서 벌어진 이명박 교육 찬반 '전쟁'

등록 2010.05.20 15:48수정 2010.05.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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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 김상곤 후보는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 수원역에서 출정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김상곤 후보는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 수원역에서 출정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선대식

"김상곤과 함께 이명박 절망교육을 끝장내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인정한 교육전문가입니다." (정진곤 경기도교육감 후보)

진보개혁 진영의 김상곤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절망교육"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확 바꾸자고 호소했다. 반면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지낸 정진곤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을 적극 내세웠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 수원역은 'MB 교육'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한 '전쟁터'였다.

포문은 김상곤 후보가 먼저 열었다. 현 경기도교육감이기도 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수원역 광장에서 선거운동 출정식을 열었다. 주황색으로 꾸며진 김 후보의 유세차량에는 '혁신교육', '무상급식', '학력신장'이 적혔다. 그리고 '이명박 절망교육 그만! 김상곤 혁신교육시대!'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김상곤 "MB 절망교육 끝내고, 혁신교육으로 나아가자"

김 후보의 상징이 된 '무상급식, 혁신학교'를 적극 내세우고 반이명박 전선을 명확히 한 것이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전부터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나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결"이라고 밝혀왔다. 김 후보는 이날 출정식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2년 반 정도밖에 안 남았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해온 절망교육을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나 김상곤과 함께 경기교육을 희망과 미래 지향의 교육으로 바꿔갑시다! 이제 이명박 정부의 '무대뽀' 교육을 끝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즐겁고 도민들이 행복한 친환경 생명교육으로 바꿔야 합니다!"


또 김 후보는 "지난 1년간 무상급식을 위해 노력했는데, 그때마다 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과 모 도지사가 '무상급식이 웬말이냐'고 달려들었다"며 "그러나 놀랍게도 이번 선거국면에서는 그 사람들이 더 무상급식을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아무리 조변석개하는 정치라지만, 또 아무리 함부로 막 나가는 정치인이라지만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내가 시도해온 경기교육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시 4년을 허락해 준다면 도민들과 함께 공교육을 혁신하고 사교육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출정식 현장에는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 약 100여 명이 몰렸다. 또 김 교육감의 세 딸 중 둘째와 셋째는 직접 선거운동원으로 나서 율동을 선보였다. 또한 김 후보는 수원 화성행궁터에서 출정식을 연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찾아가 인사를 나눴다.

이렇게 김 후보가 '반 이명박 교육'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보수우익의 정진곤 후보는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경력을 적극 내세웠다. 이명박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6.2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역 앞 차없는 거리에서 정진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6.2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역 앞 차없는 거리에서 정진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유성호

정진곤 후보 "이명박이 인정한 교육 전문가, 국제고 세우겠다"

정진곤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수원역 건너편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출정식이 끝난 직후였다. "김문수!"를 연호했던 지지자 100여 명은 잠시 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정진곤!"을 외쳤다.

정 부호는 유세차량 색깔과 선거운동원들의 옷 모두 한나라당과 같은 푸른색으로 통일했다. 유세차량에는 '대통령의 교육수석, 교육감은 정진곤'이라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어깨띠에도 '대통령의 교육수석'을 새겼다.

정 후보 측은 '반김상곤'을 분명히 하며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문종철 전 수원대 교수는 찬조 연설자로 나서 "김상곤 교육감이 망쳐 놓은 경기교육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내가 교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교육감으로서 정진곤만한 사람은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교수는 정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경기도에 확실히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외쳤다.

정 후보는 "전국에서 경기도가 학력이 최하위인데, 내가 교육감이 되면 우선 학생들 공부부터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후보는 "자율고, 국제고 등 좋은 학교를 경기도에 많이 설치하겠다"며 "그런 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사교육비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보수우익 진영으로 분류되는 강원춘 후보는 이날 별도의 출정식을 열지 않았다. 강 후보는 석가탄신일인 21일부터 본격적인 유세를 할 방침이다. 강원춘-정진곤 두 후보는 최근까지 '반김상곤·반전교조' 기치로 보수우익 경기도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쪽은 아직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정진곤 #강원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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