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효과' 오세훈, 한명숙과 17%p 이상 격차 벌려

한나라당, 6.2 지방선거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우위... 민주당, 주말 집중 유세 예정

등록 2010.05.27 12:45수정 2010.05.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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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27일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선일보>와 YTN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8곳에서 우위를 점했고, 민주당은 충남·충북 등 중부권에서 경합,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권에선 우위를 점했다. 

 

서울에선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48.9%의 지지율을 얻어 한명숙 민주당 후보(31.2%)를 17.7%p 차로 앞섰다. 경기도의 경우,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49.4%)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29.7%)를 19.7%p차로 크게 눌렀다.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인천에선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41.9%)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33.4%)에게 8.5%p차로 앞섰다.

 

'격전지' 충남·충북과 경남에선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충남의 안희정 민주당 후보(27.6%)와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22.4%)의 격차는 5.2%p에 불과했고 경남의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42.0%)와 김두관 무소속 후보(41.5%)의 격차는 0.5%p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충북에서는 민주당 이시종 후보(34.2%)가 9.3%p차로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43.5%)를 추격하고 있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인 강원도에선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48.2%)가 이광재 민주당 후보(27.7%)를 20.5%p차로 크게 앞섰다. 제주도에선 성희롱·돈뭉치 사건 파문으로 민주당·한나라당 후보가 되지 못한 우근민 무소속 후보(35.4%)와 현명관 무소속 후보(27.5%)가 7.9%p차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고희범 민주당 후보(18.5%)가 이들을 뒤쫓고 있다. 

 

<조선일보>와 YTN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4~25일 16개 시도 성인남녀 500명씩, 총 8115명을 상대로 실시한 이번 전화 면접 조사의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지역별로 ±4.4%포인트였다(신뢰수준 95%).

 

'천안함 북풍'으로 방어 성공한 한나라당, "지탱론 때문에 견제론 주춤"

 

여론조사 결과만 살펴볼 때, 수도권 등에서 줄곧 우위를 지키던 한나라당이 '수성(守城)'에 성공한 모양새다. 야당의 '숨은 표'를 감안하더라도 서울·경기에서는 격차가 뚜렷하다. 이 같이 한나라당이 '수성'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천안함 침몰 사고 조사 결과 발표로 선거 막판 불어 닥친 '북풍'이다.

 

일례로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YTN의 여론조사에 응한 응답자 중 60.4%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발표한 남북 경제교류 중단과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의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해 찬성했다. 또 '북한이 다시 침범할 경우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선 59.7%의 응답자가 찬성했다.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투표 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천안함 침몰 사고(37.4%)로 4대강 사업(30.8%), 세종시 수정 논란(11.0%), 무상급식 논란(9.1%), 검찰 스폰서 논란(2.6%)보다 앞섰다.

 

이에 대해 김민석 민주당 공동선대본부장은 27일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지난 2년 동안 형성됐던 '견제론'이 비등하거나 우세했는데 천안함 정국이 발생하면서 견제론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던 중간층 내지는 부동층이 주시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견제론에서) 이탈한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불안한 상황으로 갈 때 현 정부를 지탱해줘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지탱론 때문에 견제론이 주춤하거나 희석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 같은 여론이 전통적으로 '정치적 선택'을 내리던 지역에서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봤다. 서울과 함께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선택 지역으로 부각된 경기도를 염두에 둔 분석이었다. 현재 이들 지역의 후보 간 격차는 10~20%p 내외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수도권 집중 유세로 '평화경제'·'투표율 제고' 독려 예정

 

김 본부장은 그러나, "민주당은 남은 6일 동안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정부의 북풍몰이에 따른 전쟁 위기, 시장 불안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며 "시간이 충분하다면 마지막 투표 시점에서 오프라인과 다른 (한나라당에 비우호적인) 온라인 민심이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엿새간의 전력투구를 다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경기 집중유세와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무엇보다 젊은 층의 투표율 제고를 위해 수원 성균관대, 인천 인하대 등 대학 캠퍼스와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명동, 대학로, 강남역 등에서 투표 참여 캠페인 및 유세활동을 벌인다.

 

'북풍'에 맞선 '평화경제론' 확산에도 주력한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는 29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가 주최하는 평화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중앙당 선대위는 천안함 정국으로 인한 경제 불안 상황을 집중 부각할 예정이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부터 6·2 지방선거와 관련해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케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결과를 공표 또는 인용 보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는 금지된다. 다만 금지기간 이전에 조사를 실시하거나 결과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시점을 명시한 뒤 인용 보도할 수 있다.

2010.05.27 12:45 ⓒ 2010 OhmyNews
#여론조사 #오세훈 #지방선거 #한명숙 #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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