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격돌, 결론은 '원안' 안희정 승리

[충남도지사] 첫 진보도백 입성..도정 일대격변 예상

등록 2010.06.03 08:16수정 2010.06.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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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심규상

충남도지사에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충남도민이 변화와 진보적 미래를 선택한 것.

안 후보의 승리는 정부의 세종시 원안 수정안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감과 오랜 보수성향의 도정패턴에 대한 변화욕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정국 등이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에게 충남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심리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승리는 진보 성향 첫 도백의 탄생으로 충남도정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역대 충남도백은 1995년 6월 당시 자민련 심대평 도지사의 당선을 시작으로 심 지사가 2002년까지 내리 3선 도지사를 역임했다. 이어 한나라당 이완구 도지사가 당선돼 보수 성향의 도백이 15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충남도정에 첫 진보적 정책이 반영되는 셈이다.

'사람 중심' 안희정 당선, 세종시 수정 작업 주춤 예상

우선 정부가 추진 중인 세종시 수정 작업이 다시 한 번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시종 세종시 문제에 "행복도시의 원안을 만들고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는 안희정의 승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가장 가슴 아픈 승리가 될 것"이라며 행복도시 사수의지를 밝혀왔다. 따라서 도지사가 갖고 있는 모든 권한을 이용해 세종시 수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를 둘러싼 이명박 정부와의 대립각도 보다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에서도 세종시 원안 추진을 강조해온 염홍철 자유선진당 후보가 대전시장으로 당선됨에 따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정면승부했던 한나라당은 충남에서 기초단체장 4명과 충남도의원 6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금강정비사업의 전면적인 궤도수정도 예상된다. 안 후보는 "4대강과 금강정비사업은 환경훼손뿐만 아니라 지방재정을 파탄 내는 사업"이라며 "6·2 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도지사와 재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또 "도지사에 당선되면 관련예산 2조 4천억 원을 소하천과 지천정비로 조정, 전환하겠다"고 말해왔다.


그의 도정철학은 '사람중심'으로 요약된다. 산업발전 전략과 농정혁신, 교육과 복지 문제 등도 사람을 중심으로 재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 사회적 기업 1000개·사회적 일자리 1만개 마련, 공교육 혁신 등이 그것이다.

민주당은 또 충남 16개 시군에서 3개의 기초자치단체장(아산, 논산, 서천)을 얻은데 이어 10석 이상의 도의원을 확보했다.


충남 연기 참패... 심대평 행보도 주목

자유선진당은 대전시장을 비롯 충남 16개 시군에서 7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보령,금산, 연기, 부여, 홍성, 예산, 당진)에서 승리해 명맥을 유지했지만, 현역 국회의원이 배수진을 치고 나선 충남 선거에서 패배해 큰 상처를 얻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오랫동안 지속돼 왔던 자유선진당을 중심으로 한 지역정치 기반의 재편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 전 지사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하고도 이번 선거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적극 찬성해온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세종시 문제에 어정쩡한 정치적 행보를 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전 지사는 지방선거에서 한라당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기반을 토대로 중앙정치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연기에서 기초단체장마저 빼앗기는 참패를 당했다. 충남 공주시장 선거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정치생명에 위기를 맞은 심대평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당선소감을 통해 "지방도 선진국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균형발전의 가장 핵심인 세종시의 차질 없는 건설과 함께 지방재정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책임자의 위치에서 처음으로 경영을 시작한 만큼 새로운 역량과 실적을 통해 지도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유례없이 10석 이상의 충남도의원을 확보해 출발 여건마저 양호한 상태다.

안희정 당선자가 제시한 핵심 공약 10가지 다시보기

① 행복도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습니다.
- 행복도시 원안추진으로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의 선도하겠습니다.

② 4대강 중단과 금강 정비 사업 예산을 재검토하여 꼭 필요한 곳에 먼저 배치하겠습니다.
- 국가하천 정비사업과 수질 개선 사업 등 지천과 소하천을 중심으로 정비하겠습니다

③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겠습니다.
- 부모의 경제 능력에 상관없이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아이들에게 건강과 사랑을 전하겠습니다.

④ 귀농귀촌시대에 맞게 살고 싶은 농촌 마을을 조성하고 지역특화작물의 작목별 조합 구성 및 영농조합법인 구축 지원하고 농가 소득을 올리겠습니다.

⑤ 태어나서부터 노인까지,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⑥ 혁신형 행복학교를 50개 만들겠습니다.
- 아이들의 다양한 소질과 능력을 항상시키는 맞춤학교, 사교육 제로의 책임학교, 학생과 교사의 인격이 존중되는 행복학교를 만들겠습니다.

⑦ 충청광역경제권 추진, 인재․강소기업 육성으로 충남산업을 튼튼하게 만들겠습니다.
- 서해안 시대 광역 인프라 구축(당진항 국가무역항 지정과 항만물류 전담부서 설치)과 인재육성으로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만들겠습니다.

⑧ 사회적 기업 1000개와 좋은 일자리 10,000개를 만들겠습니다.
- 사회적 서비스 수요 급증 해소와 서민과 노인·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육성과 창업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겠습니다.

⑨ 느리고, 안전하고, 작은 길로 누구나 걷고 싶은 길, 자연과 이야기가 흐르는 길을 만들겠습니다.

⑩서민경제, 골목경제를 지켜 중산층과 서민이 따뜻한 충남을 만들겠습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상돈 #충남도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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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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