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악을 고르는 선거, 지겹다. 최선을 만들자"

[주장] 6·2지방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거부의 표현일 뿐

등록 2010.06.08 12:12수정 2010.06.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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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사람들이 갈수록 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각 개인 스스로가 게으르다든지 능력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두 사람이나 몇 사람이 아니라 대다수 사람이 똑같이 살기 힘들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결코 단순히 개인의 탓이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경제 전체의 큰 틀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 전체의 큰 틀은 왜 잘못되었을까요? 바로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나 주택, 금리, 환율, 의료, 교육, 노후 문제 등 모든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정치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 잘못된 틀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모두 힘들어진 것입니다. 정치에 기득권을 지닌 정경관언사법 유착 구조 속의 소수 기득권 세력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이 경우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살기 힘들어지는 것을 자신의 능력 부족이나 팔자소관으로 포기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잘못된 큰 틀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나서야 한다고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잘못된 경제의 큰 틀을 바꾸기 위해 나서야 할 것입니다. 경제의 큰 틀이 잘못되면 부모세대뿐만 아니라 자식세대도 예외 없이 힘들어집니다. 경제의 큰 틀이 잘못되면 부모나 자식에 상관없이 그 틀 속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경제의 큰 틀을 바꾸는 길은 정치적 참여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제의 큰 틀이 잘못된 것은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잘못된 경제의 큰 틀도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개인들 입장에서 정치는 힘있고 돈 있는 소수 기득권들의 점유물이며 자신처럼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괜히 정치에 얼쩡거려봐야 피해만 본다고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점을 노리고 기존의 진보네 보수네 하는 정치권들이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우회적으로 일반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협박하면서 회전문 식으로 돌아가며 자신들끼리만 권력을 나누어가지면서 국민들의 삶과 경제를 난도질 내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수단입니다. 그런데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적극적 선택'과 '적극적 거부'의 두 가지 행태를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거나 비슷한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지(선택)한다는 의미에서 표를 주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거나 비슷한 정당이나 후보자가 없지만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정당이나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거부한다는 뜻에서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대 정당과 후보에게 표를 던지게 됩니다. 이른바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억지 논리에 따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예상 외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참패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참패가 과연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적극적 거부를 표시한 것이라고 보시는지 아니면 민주당 등 이른바 야권연대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한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만일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 적극적 거부를 한 것이라고 보신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최악을 거부하고 차악을 선택한 선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유권자들은 적극적 선택을 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악에 대한 적극적 거부를 선택했다는 말이 됩니다.

이런 상황은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을 지지한 이른바 보수적 유권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에 투표를 한 사람들은 전폭적으로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을 지지한 사람들이었을까요? 절대로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도 크게 내키지 않지만 민주당이나 야권연대를 지지할 마음은 더더욱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간접적인 증거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압승한 강남 3구를 비롯해 8개 구에서 승리해 17개 구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한명숙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고 재선에 당선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 4년 전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대부분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던 지역에서 한명숙 후보가 이긴 것입니다. 만일 아파트가격 오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 한나라당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한다면 한명숙 후보가 승리한 17개 구의 사람들은 모두 다 아파트가격 오르기를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일까요? 절대로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이해관계가 얽혀 있더라도 사람마다 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고 능력과 양심이 있는 것입니다.

저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투표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 선택보다는 적극적 거부 차원에서 투표를 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적극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닌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선거가 진보적 유권자든 보수적 유권자든 상관없이 이처럼 적극적 선택보다는 적극적 거부의 선거였다는 것입니다. 즉 유권자들은 계속 대안 없는 선거를 강요당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극적 선택을 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선거는 아무리 골백번을 해봐야 이른바 차악 선택의 연속일 뿐으로 잘못된 경제의 큰 틀을 제대로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90년대 민주화 이후에도 여러분들의 삶이 줄곧 힘들어지고 있는 근본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적극적 선택이 가능하도록 유능하고 도덕적인 자식세대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적극적 선택의 대안이 없는 선거는 반쪽 짜리 소모적이고 분열적인 선거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른바 진보와 보수 세력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대안 논쟁은 없으며 오로지 상대방에 대한 증오만 갈수록 쌓이게 될 뿐입니다. 진보는 보수에 대해, 보수는 진보에 대해 증오를 증폭시키기 위해 온갖 조작과 선동과 술수가 넘쳐나는 시대착오적이고 황당한 구태정치가 반복되게 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과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책선거 부재라는 면에서 볼 때 선거 양태는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증오가 쌓이면 쌓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 거부만이 심화되는 반쪽자리 선거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뿐입니다. 적극적 거부가 반복되는 증오의 선거에서는 사람들이 결코 정책 개선을 통한 삶의 질을 기대할 수 없으며 상생적인 민주주의 발전을 체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적극적 선택의 대안이 없는 선거를 반복하실 것인가요?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자신의 삶에 대해 언제까지 가만히 앉아서 견디실 것인가요? 아무리 참고 기다린다 한들 여러분들 스스로가 나서서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여러분들과 여러분 자식들의 삶을 챙겨주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경제의 잘못된 큰 틀을 해결할 능력도 도덕성도 없는 최악 또는 차악의 정권들이 회전문식으로 돌아가며 해먹는 한 여러분과 여러분 자식들의 삶과 미래가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이미 한국 경제는 그런 모순들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한계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강조하는 바와 같이 차악의 선택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최대 피해자는 자식세대입니다. 자식세대는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기회조차도 갖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당할 뿐입니다. 자신들이 잘못하지도 않았는데도 자식세대에게 남는 것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빚더미와 고통스러운 삶뿐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또는 스스로 힘이 없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조그만 관심과 참여가 세상을 변화시켜온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 지금도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화시켜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반국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 자신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 온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시대착오적인 이념이나 소탐대실의 이해관계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식세대를 위해 나선다면 얼마든지 여러분과 자식세대의 삶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자식세대를 위하는 일에 실체도 불분명한 시대착오적인 진보-보수 이데올로기가 왜 필요합니까? 여러분들 자식세대의 미래를 망쳐도 좋을 정도로 낡은 정치권의 이념 다툼이 그렇게도 중요하단 말입니까?

저희는 이미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20-40대의 자식세대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목표로 하고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결코 저희는 승산 없는 싸움에 뛰어들 정도로 어리석거나 무모하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저희가 정직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를 믿고 힘을 합한다면 얼마든지 자식세대로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고생해서 가르친 자식세대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미국에서 40대 대통령이 나오고 영국에서 40대 총리가 연속으로 나오는 것이 왜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어야 합니까?

참여는 복잡하거나 힘든 것이 아닙니다. 절대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자식세대 중에서 참신한 인재를 선별하고 양성하여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선택의 대안으로 제시하면 됩니다. 저희 연구소는 봄에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그런 틀을 꾸준히 만들어 갈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덧붙이는 글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김광수경제연구소 #지방선거 #4대강 사업 #이명박 정부 #자식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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