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당동 LH 아파트 건설 노동자 파업 9일째

밀린 임금 지급, 노동시간 단축 요구... 원인은 '다단계 하도급'

등록 2010.06.09 19:01수정 2010.06.0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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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기자회견이민선
기자회견 ⓒ 이민선

군포시 당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신축 공사장 현장 건설 노동자 약70명이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불법도급 철폐 직접고용, 밀린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9일째 파업 중이다. 노동자들은 9일 오전 11시 노동부 안양 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에게 이번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이들은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10시간이 이상 일을 하고 있지만 일당은 10년 전보다 더 적다고 한다. 또 만성적으로 임금 체불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전한다. 현재 노동자들은 4, 5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유는 원청(하청을 주는 기업이나 공장)과 하청으로 이루어진 '다단계 하도급'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지난 2007년 노동부, 건교부(현 국토 해양부)가 재하도급을 폐지했지만 당동 현장은 아직도 불법 도급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재해 건수는 산업재해 보상법에 따라 처리되지 않고 은폐되고 있는 현실이다.

 

열악한 현장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사측(정박건설)에 임금 및 단체 협약을 요구, 7차례 교섭을 거쳐 지난 5월 26일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합의 직전에 사측은 "원청인 경남기업이 공정을 문제 삼는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5월 31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협약이행 및 공정 진행에 대한 노사협력' 조정안을 내놓았지만 정박건설은 이를 거부했고 '기능도와 공정이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교체한다' 는 문구를 넣어 달라고 요구하다가 노조가 응하지 않자 결국 합의 사항을 폐기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측 주장은 노동자들을 맘대로 해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노조 관계자는 전한다.

 

 진정서 접수
진정서 접수이민선
진정서 접수 ⓒ 이민선

이 문제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기능공도 기술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 잘하는 사람을 쓰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단서 조항으로 원활하게 교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 것뿐" 이라고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설명했다.

 

'불법 하도급'이라는 노동자들 주장에 대해 사측은 "하도급도 법에 따라 계약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10시간 이상 노동을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점심시간 새참시간 빼면 실제 노동시간은 8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결코 장시간 노동이 아니라는 것.

 

임금이 밀린 이유에 대해서는 하도급 관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은 최초 LH 공사에서 하도급 회사인 경남기업으로, 한 달 후에 지급된다. 이 돈을 받아 경남기업은 하도급 회사인 정박건설에 지급한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통상적으로 한 달이 지난 이후에 임금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단체로 노동부 안양 지청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진정서에는 밀린  임금(4~5월분)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노동청이 나서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노동자 대표 세 명은 이수호 노동부 근로개선지도 1과장을 면담했다. 전국 건설 노조 경기 중서부 지부 김미정 사무국장은 "하도급, 임금문제 등에 대해 노동부에서도 알고 있었는데 행정 조치가 없었고 중재 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질책하며 노동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수호 과장은 "법 한도 내에서 조치하겠다" 고 답변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2010.06.09 19:01ⓒ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건설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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