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서 수원시장 "퇴임 뒤 시민운동 펼 것"

"시장으로서는 못했던 일 시민운동가로 협조"

등록 2010.06.22 13:46수정 2010.06.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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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서 수원시장 ⓒ 이민우

김용서 수원시장 ⓒ 이민우

"시장으로선 못하는 게 많이 있더라고요. 시민, 시민운동으로써 할 일이 많습니다. 행정 플러스 시민운동이 할 과제를 집약시켜 수원이 발전해 나아가는 데 힘을 쏟으려고요."

 

민선 3, 4기 8년간 시정을 이끌어 온 김용서 수원시장이 퇴임 후 계획을 털어놓으며 한 말이다. 김 시장은 퇴임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21일 지역 기자들의 모임인 홍제언론인협회와 만났다.

 

비록 시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일에 대한 열정들이 결코 식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김 시장은 "퇴임 뒤 시를 위해 몇 가지 일을 하려고 한다"면서 "당선자에 대한 조언도 하고, 수원시가 꿈꿔온 걸 이룩하며,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을 하며 힘들고 답답한 일도 많았다"

 

"지도자로서 모임도 구상하고 있어요. 전임·후임시장 관계가 미묘한 것은 없게 할 겁니다. 밖에 나가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시장 일이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더라고요. 시장을 하며 힘들고 답답한 일도 많았어요. 시장으로서는 못했던 일을 시민운동가로 협조해 나가겠습니다."

 

김 시장은 자신이 퇴임후 할 시민운동으로 '미복원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문제'를 제시했다. 김 시장은 "수원화성 복원에 필요한 (예산을) 달라고 해도 정부가 꼼짝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수원시민으로 돌아가 시민단체를 구성해 이 부분에 관한 일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원화성 복원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지역 국회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김 시장은 "국회의원에게도 시민들의 메시지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감시, 견제 역할에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시장은 "선거 때는 약속해 놓고 당선되면 오리발 내미는 걸 그냥 놔둬선 안 된다"면서 "(국회의원으로) 특혜는 다 누리고, 지역을 위해 제대로 하는 일 없는 국회의원을 왜 뽑냐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시민들의 바람을 정부에 잘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지방정부 수장의 상위기관이란 것 때문에 시장이 아무리 노력해도 콧방귀도 안 뀌거든요. 이걸 그냥 두면 안 됩니다."

 

수원화성 복원, 국회의원 감시, 비행장 고도완화 시민운동 펼 것

 

아울러 김 시장은 '군용비행장 주변 고도완화 문제',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 견제'도 퇴임 뒤 벌여야 할 시민운동의 주요 영역으로 꼽았다.

 

이어 김 시장은 시의원을 향해 "이번에 당선된 양당의 시의원들 중에도 책임감이 없는 시의원들이 많다"면서 "준비된 사람들이 해도 힘든 일인데 '어쩌다가 나오게 됐는데 당선이 됐다'고 하더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로 구성될 9대 수원시의회가 34석 중 민주당 17석, 한나라당 16석, 민주노동당 1석으로 나뉘어 있는 것에 대해 "비슷한 숫자의 의원들이 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당선자가 힘들다"고 우려했다.

 

"시정이 잘 꾸려져 나갈 수 있게 선배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견을 나누고, 잘 해갈 수 있게 도와주려 합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의회나 시·도 시민을 위해 가는 겁니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김 시장은 "나이가 젊으면 하고 싶다"고 짧게 답한 뒤 "시민운동을 하면서 올바른 정치인이 되는 프로그램도 꾸려보고, 원로들 모시고 공부하고 세미나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포럼도 하고, 시민운동도 할 겁니다. 참견하려는 게 아니라 참여하는 겁니다. 희망과 꿈을 가진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퇴임 후 계획을 풀어내던 김 시장은 웃으며 한 마디 더 보탰다. "할 일이 너무 많네요."

 

"교통·교육 인프라 구축에 최선…밖에 나가 좋은 협조자 역할 하겠다" 

 

민선 3, 4기 시정에 대해 김 시장은 "교통과 교육에 관한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며, 어느 정도 완성을 했다"고 자평한 뒤, "수원화성이 미복원 채로 남아 아쉽고, 행궁 주변 재산권 행사를 못하신 분들에게 보상을 못 해드린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김 시장은 또한 염태영 수원시장 당선자에게는 "여러가지 진행하다 마무리 못한 프로젝트와 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을 넘겨드리게 돼 죄송하다"면서 "밖에 나가서 좋은 협조자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8년간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8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도와주셨습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걸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한편 김 시장은 1941년에 수원에서 태어나 세류초등학교, 수원중학교, 수원고등학교를 나왔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뒤 3번 시의원에 당선됐으며 수원시의회 의장을 지낸 뒤, 2002년과 2006년 잇따라 수원시장에 당선됐다.

 

지난 6·2지방선거에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뒤, 무소속으로라도 3선에 도전할 것인지를 심각히 고민하기도 했으나 뜻을 접었다.

 

당시 김 시장은 한나라당의 공천에 대해 "국회의원 몇 명이 야합해 공천을 사천으로 만든 전형적 결과물"이라고 비판한 뒤 "시민의 사고와 전혀 다른 생각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권력만 추구하며 단체장 공천권을 휘두르는 지방선거의 정당 공천제는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6.22 13:46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용서 #수원시장 #시민운동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염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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