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개정안 결국 '자동폐기'... "10만 시민 뜻 짓밟혔다"

서울시의회 행자위 '서울광장 개방조례' 본회의 부의 않기로 의결

등록 2010.06.24 20:59수정 2010.06.2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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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전경. ⓒ 남소연

서울광장 전경. ⓒ 남소연

 

서울시민 10만 명이 서명한 '서울광장 개방조례'가 결국 '자동폐기'됐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이하 행자위)가 24일 서울광장조례개정안(이하 조례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한나라당 의원이 절대다수인 서울시의회가 마지막 회기에서도 조례개정안을 부결함에 따라, 서울광장개방 논의는 다음 회기인 8대 시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행자위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서울광장은 공공재산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을 하게 되면 이용자 간 갈등이 나타날 수 있고, 서울광장 유지·관리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행정적 허가를 받는 게 법리에 맞다"고 설명했다. 또 "시민위원회 신설 같은 경우 광장시민운영위원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야5당은 '광장조례 서울시민캠페인단'을 구성하고, 7월부터 12월까지 10만 명이 넘는 서울시민들로부터 서울광장 조례개정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조례개정안의 핵심은 허가제를 신고제로 바꾸는 것. 하지만 서울시의회 행자위는 지난 3월 '상위법 저촉 여부 등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조례개정안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보류한 바 있다.   

 

시민단체 "심도 깊은 논의 필요하다더니..."

 

마지막 회기에서도 심의가 부의된 데 대해 시민단체는 "(서울시의회가) 마지막에 (조례개정안을) 본회의 상정해서 통과시킬 거라고는 기대도 안 했다"고 하면서도 "(서울시의회가) 끝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짓밟았다"고 분노했다.

 

신미지 참여연대 행정감시팀 간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시민들이 10만 서명을 통해서 '광장을 열라'는 의견을 보여줬고,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서울광장개방'을 공약으로 내건 한명숙 후보와 노회찬 후보를 지지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가) 끝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짓밟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간사는 또 "행자위에 부결된 이유를 물었더니 (조례개정안이) 상위법과 충돌되고 공적인 공간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당연히 허가제를 해야 한다는 등 지난번과 (부결) 이유가 같았다"면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류를 시켜놓고서는 그 사이에 다른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조례개정안 통과) 의지가 아예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선자들 "8대 의회서 조례개정안 100% 통과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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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시민사회단체 등 야 4당의 서울시당이 지난해 6월 24일 오전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광장조례개정 서울시민캠페인단 발족 및 서명시작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광장 조례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조례 개정을 통해 시민들이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를 되찾겠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참여연대, 시민사회단체 등 야 4당의 서울시당이 지난해 6월 24일 오전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광장조례개정 서울시민캠페인단 발족 및 서명시작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광장 조례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조례 개정을 통해 시민들이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를 되찾겠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106석 가운데 79석을 차지하게 된 8대 민주당 시의원 당선자들 역시 7대 시의회의 결정에 날을 세웠다.

 

서울시의원 당선자 의정개원준비위원회 대변인인 조규영 시의원 당선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 한 겨울에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염원을 모아서 청원을 올린 걸 부결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용석 당선자는 "서울시민들의 대표인 서울시의원은 시민들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서울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서울시의원이길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시의원 당선자들은 8대 의회가 개원하면 첫 번째로 조례개정안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표로 내정된 박래학 당선자는 "8대 의회에서 (서울광장조례개정안을) 100% 통과시킬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당선자는 "7월 1일 8대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바로 79명 시의원들에게 서명을 받을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의 판단만 남아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명수 민주당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내정자 역시 "(민주당 시의원들은) 후보시절 시민들에게 광장을 돌려주겠다고 주장해왔다"며 "8대 의회가 개회가 되면 그대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2010.06.24 20:59 ⓒ 2010 OhmyNews
#서울광장 #서울광장조례개정 #서울광장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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