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관련 기사 : "경영계 최저임금 달랑 '9원 인상', 장난합니까?"), 아르바이트 청년들은 올해 책정됐던 최저임금(시급 4110원)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년·노동단체들은 '최저임금 5180원 실현'을 내걸고 1인시위와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지역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벌인 부산청년유니온(청년노동조합)은 "부산의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은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청년유니온은 25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 있는 '최저임금 농성장' 앞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은 "아르바이트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보다 못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 단체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올해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무려 96%에 달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45곳 중 43곳이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부산은 전국 평균보다 더 심각하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청년유니온은 "이는 전국 평균인 66%를 크게 웃돌며, 광주의 91%보다 높은 수치"라며 "거기다 시급 3000원 미만인 사업장이 4곳으로 나타나는 등 부산의 청년들이 처한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청년유니온은 "청년들의 노동환경이 이토록 열악해질 때까지 어떤 조치도, 대책도, 제대로 된 조사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부산노동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으로 등록금 마련하려면 1666시간 일하고 한 푼도 안 써야"
최저임금 대책과 관련해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은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모든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며, 수습기간을 악용하는 사업장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수습기간에도 최저임금을 지키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이 단체는 "최저임금에 관한 철저한 감독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최저임금은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지키면 손해, 안 지켜도 본전인 것이 현실이다.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고발하지 않는 이상 적발되지 않으며, 적발된다 하더라도 최저임금과의 차액만 돌려주면 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고발하는 과정도 번거롭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은 "최저임금 위반업체, 근로기준법 위반업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일본의 사례처럼 각 아르바이트 사업장 입구에 임금을 공개하도록 하는 등 사업주들이 최저임금을 지키도록 하는 다각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인 4110원의 시급으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1666시간을 일해야 한다. 즉 208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도 2시간을 더 일해서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마련된다"며 "이는 현재의 최저임금은 너무나 비현실적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고 설명했다.
'청년노동조합'의 새로운 이름인 청년유니온은 청년 세대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고 의견을 대변하는 청년 공동체이자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조직이다.
부산청년회, 부산지방노동청 앞 1인시위 돌입
한편 부산청년회는 24일 부산지방노동청 앞에서 '최저임금 5180원 실현을 위한 청년공동행동 1인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 2곳, 3곳을 다니며 열심히 일해도 생활비 마련하기 힘든 현실은 가뜩이나 청년실업과 고용불안으로 삶의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최저임금 5180원 실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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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보다 못한 아르바이트... 최저임금? 먼 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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