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사상 벌금과 손해배상 청구 내역
김갑봉
특히, 4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은 야당과 막판 합의를 통해 법 개정에 동의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시 이를 무산시키고야 말았다. 이때부터 상인들의 낙선운동은 본격화됐고, 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참패로 끝이 났다. 그러나 여전히 한나라당에서 'SSM 규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러는 사이 중소상인들은 SSM 측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SSM 입점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인해 상인대책위 관계자들은 형사상 벌금형을 받는 것도 모자라, 1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것.
이뿐이 아니다.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본사인 삼성테스코가 상인대책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법원은 재산 가압류를 통보했다. 골리앗 홈플러스와 싸우던 다윗은 형사상 벌금, 민사상 손해배상도 모자라 5000만원 재산 가압류 딱지까지 받게 됐다.
갈산동대책위 한부영 대표는 "홈플러스를 막기 위해 1년 가까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왔다. 그런데 그 홈플러스 때문에 대책위 총무한테 5000만원 재산 가압류 딱지가 날아왔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재산 가압류 신청을 한 게다. 나한테도 곧 재산 가압류가 떨어질 것이다"라고 한 뒤 "억울하고 분해서 못살겠다. 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라고 하소연했다.
인천의 갈산동·부개동·송현동과 서울의 대방동·구의동 등 홈플러스를 상대로 입점저지 활동을 전개했던 대책위 관계자들에겐 도합 3억 3000만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형사상 업무방해 혐의로 30만~100만원의 벌금이 각각 떨어졌다. 구의동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벌금액과 손해배상 청구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사하랴, 법원에 가서 재판 받으랴, 집회가 있을 땐 국회로 대전 정부종합청사로, 타 지역 입점저지 운동이 있으면 지원하랴 SSM규제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소상인들은 하루하루가 버겁기만 하다.
이에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와 (SSM)사업조정 신청지역 인천연석회의는 오는 28일 중소상인 생존권보호와 소송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열 계획이다. 벌금과 손해배상 청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낙선운동을 전개한 중소상인들에 작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정재식 사무국장은 "풍찬노숙 농성부터 시작해 중기중앙회 단식농성에 이르기까지 정말 중소상인들이 고생이 많았다. 7월이면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갈산동과 부개동 상인들의 투쟁이 1주년을 맞이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원의 밤을 통해 힘을 모아 반드시 SSM법안을 통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상인들은 앞서 지난 16일 서울 대방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앞에서 민형사상 소송 취하와 'SSM 규제 법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이 공개서한을 작성한 부개동대책위 연국흠 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지방선거 직전에 인천에 와서 재벌들이 상인들을 상대로 억대의 민사소송을 걸었던 것을 비난했다. 사실, 말이라도 정말 고마운 말이었다"라고 한 뒤 "우리 상인들이 몸으로 재벌들의 점포를 틀어막는 것은 그저 성난 표정으로 그들과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피눈물 흘리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이다. 그런 처참한 가슴을 난도질하는 것이 형사·민사소송의 본질이다. 지난 임시국회에서 무산시킨 유통법과 상생법을 살려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중소상인 살리기 전국네트워크' 신규철 집행위원장 또한 "잔인해도 이렇게 잔인할 순 없다. 동네 구멍가게가 팔면 얼마나 판다고, 이건 죽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SSM 사태 해결 문제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지난 4월 국회 때 두 법안을 통과시켰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안 왔다. 후반기 국회 원구성이 완료되면 즉각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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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사태 1년, 해결 미루는 사이 손배만 3억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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