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선거 승리 위해 연합정당?
성공적 지방공동정부 운영이 먼저"

[토론회] 선거연합, 한계 뚜렷... 자기혁신 없이 2012년 선거승리 어려워

등록 2010.06.28 21:44수정 2010.06.28 21:44
0
원고료로 응원
a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획토론 '2010 지방선거 연합정치 평가와 향후 진보진영의 연합정치 전망'이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윤호중 민주당 수석 사무부총장, 최성 고양시장 당선자, 고원 상지대 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민만기 5+4기획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 권우성


"연합정치는 과거 후보단일화보다는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계는 뚜렷했다."

고원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의 말이다. 연합정치(선거연합) 협상에 직접 참여했거나 그 성과로 당선된 이들이 내놓은 평가가 동일하다. 분명히 이번 선거연합은 3당 합당, DJP 연합,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 선거 승리만을 목적으로 했던 과거 사례와는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번 6·2 지방선거 수준의 선거연합이 오는 2012년 총선·대선에서 다시 한 번 야당에 승리를 안길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연합정치 평가토론회에서는 이번 선거연합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 특히 민주당의 철저한 자기혁신과 지방공동정부 운영 성과가 없다면 2012년 승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마이뉴스> 창간 10주년 기념 '지방선거 10대 어젠다-삽보다 사람'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지방선거 야당 승리는 MB 역주행 탓... 민주당의 자기혁신 필요

a

고원 상지대 교수. ⓒ 권우성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고원 교수는 "야당의 승리는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 탓이 크다, 향후 야당이 새로운 의제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후 선거 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이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는 진보진영의 구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선거연합을 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민주당은 전리품의 90% 이상을 챙겼다"며 "책임과 이익이 비대칭적이면서, (진보정당에)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구조에서는 민주당이 내부에서 혁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비판은 이어졌다. 그는 "민주당이 2002년과 2004년 위기 때 노무현식 혁신모델로 정국을 돌파했지만, 2007년 대선에서는 내부 혁신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해 대선에서 참패했다"며 "2012년 선거 국면에서 민주당 내에서 혁신 동력이 나올지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선거연합 협상에 참여했던 민만기 희망과대안 기획위원은 "민주당이 후보 경쟁력이라는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워 자당 이익을 확보하고 연합전선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은 좋았지만, 선거연합 결렬은 막았어야 했다"며 "민주당이 전략적 판단과 양보를 통해 제대로 된 욕심을 세우고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 "성과가 적지 않았지만... 한계 뚜렷했다"

선거연합 과정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 쪽 인사들은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성과를 강조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다른 정당의 반대에 부딪힐 위험이 있었지만 중앙 차원에서 지역의 선거연합을 계속해 추인하면서 선거연합을 전국적 수준에 이르도록 지켜냈다는 것에 대해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거연합의 수혜를 민주당이 독식했다는 비판에 대해 "선거연합 전에는 의석을 거의 얻지 못하다가 연합하면 소수의 당선자를 낼 수 있는 군소정당과 선거연합을 하지 않아도 약간의 당선자를 낼 수 있는 민주당의 입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최성 고양시장 당선자는 시민사회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다른 야당이나 시민사회 인사 중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민주당의 헤게모니를 비판하기에 앞서 모든 정당과 시민단체는 더 많은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인사들도 민주당의 한계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윤 사무부총장은 "민주당 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인사들도 '내 지역 구청장, 시·구의원 후보를 양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며 "중앙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난상토론을 했어야 했다, 민주적인 의사결집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a

(왼쪽부터) 고원 상지대 교수,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사회), 최성 고양시장 당선자,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윤호중 민주당 수석 사무부총장, 민만기 5+4기획위원. ⓒ 권우성


"연합정당? 성공적인 지방자치모델 만들기가 먼저"

토론자들은 민주당의 양보와 진보진영의 자기혁신을 요구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당과 소수 정당 간에 이익의 접점이 없다면, 연합할 필요가 없다"며 "맏형 역할을 하는 민주당이 소수정당의 이익을 거시적 관점에서 맞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에는 "당선이 유력한 진보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2012년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부터 진보정당을 아우르는 정당을 만들자는 '빅텐트론'(연합정당론)에는 많은 비판을 내놓았다.

고원 교수는 "민주당 내에 '빅텐트'를 설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2012년 총선·대선에서 민주당의 정치인뿐만 아니라, 군소정당의 정치인들도 정의·공평·공정의 기준에 입각해 경쟁할 수 있는 연합정치 공간 무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만기 기획의원은 '빅텐트론'에 대해 논의 자체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수정당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야당 당선자들이 지방정부·의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2012년 총선·대선에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게 우선"이라며 "야권의 구도 문제는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최성 당선자 역시 "연합정치는 수단일 뿐이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시민·중산층·사회적 약자를 위한 생활정치를 실현해서 인정받을 때 민주개혁진영에 미래가 있다"며 "성공적인 지방자치 모델을 만들게 되면 김대중·노무현 두 민주개혁 정부를 능가하는 정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연합 #연합정치 #빅텐트론 #자기혁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2. 2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5. 5 '포항 유전' 효과 없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29%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