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자 이별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의 오연호의 기자만들기(이하 오기만) 33기 마지막 날인 6월 30일 아침이 밝았다. 창밖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현장취재기사를 쓰는 마지막 일정이 진행 중인 2층 컴퓨터실에서는 적막만이 감돈다.
현장취재 기사를 쓰기 전 이선율씨(동덕여대 재학, 23)는 "기사쓰기 일정이 빡빡해 조금 힘들었지만, 최승호 PD님의 특강 등 유익한 시간도 보내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또, 박정선씨(원광대 재학, 20)는 "기사를 쓰는 것에 익숙치 않아 힘들었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조금 아쉽네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기만 33기 29명, 그들은 어떤 시간을 함께 보냈기에 이토록 아쉬워하는 것일까.
"여기 앉아도 돼요?"
강화도로 떠나던 28일 버스 안, 가장 많이 들렸던 말이다. 강화도로 향하는 버스 안은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활기찼다. 강영민씨(아주대 재학, 23)는 "비록 인터뷰 미션 때문이었지만 버스에서 서로에 대해 묻고 들으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버스에서 짝꿍으로 만난 이미나씨(서강대 재학, 24)와 김지은씨(타이잼 기자, 27)는 숙소도 같은 방을 배정받아 오기만 일정 내내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었다. 그녀들의 방은 새벽2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도 이야기꽃이 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트위터 어떻게 하는 거예요?"
28일 1인 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유창선 박사 특강의 영향이었을까. 2박3일간 33기 사이에는 트위터 열풍이 불었다. 이주민씨(대전투데이 사회부 기자, 26)는 "어제 같은 조 동생이 트위터에 가입하는 법을 알려주었다"며 "오늘 안에 이번 33기의 트위터를 모두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로의 트위터 주소를 묻고 팔로하며 혹은 트위터 사용법을 알려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권진경씨(상명대 재학, 26)는 "30명의 팔로어를 한꺼번에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라며 웃음 지었다.
"귀요미 여러분, 막걸리는 흔들어야 되는 겁니다!"
스트레이트 기사 쓰기, 인터뷰 기사 쓰기, 인터뷰 후기 에세이 쓰기, 현장취재 기사 쓰기... 2박3일간 4개의 기사를 써야하는 강행군이었다. 특히 29일밤 10시부터 새벽 2시30분까지 담임 선생님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심야 개별첨삭'이 있었다. 학생들은 한명씩 불려갈 때마다 긴장했다.
이 긴장을 푸느라 같은 시간 식당에서는, 첨삭의 매를 맞을 차례를 기다리거나 혹은 그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모여 막걸리 파티를 열었다. 이 파티의 주인공은 단연 송병승씨(자취생, 25)다. 막걸리를 처음 접하는 '귀요미'들을 위해 송씨는 막걸리를 맛있게 먹는 요령을 알려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송씨는 "아까 수강생팀과 강사팀(오연호 대표 등)의 족구대결에서 졌는데 그 울분을 풀 작정"이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이에 막걸리를 처음 접한다는 김가희씨(아주대 재학, 20)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분들이 계셔서 술자리 자체 분위기에 대해 걱정했는데, 언니 오빠들이 분위기도 재밌게 해주고, 좋은 얘기도 많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다시 처음 만났던 장소인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로 돌아온 수강생들은 현직기자들로부터 기자체험담을 듣고, 한국과 미국의 신입기자채용방식을 비교하는 강의도 들었다. 각자 '기자다운 기자'의 꿈을 가진 수강생들은 오후 5시 수료식을 마치고 호프집에서 오후 10시까지 아쉬운 작별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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