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 문화사를 환기시켜주는 전시회

김지연 개인전 '근대화 상회' 리뷰

등록 2010.07.07 16:07수정 2010.07.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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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근대화상회

근대화상회 ⓒ 김지연

근대화상회 ⓒ 김지연

 

한국사회는 주지하다시피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서양식 근대화, 산업화가 시작됐다. 전국 곳곳에 공장과 도로가 건설되고, 시골에도 근대적인 유통구조인 이른바 구멍가게라고 일컬어지는 '근대화 상회'가 생겨났다. 당시에 출현한 근대화 상회는 유통구조가 대형화된 오늘날에도 시골 곳곳에 남아있다. 한국근대화의 상징적인 흔적들로 읽혀진다.

 

이번에 쿤스트독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김지연은 이러한 근대화 상회를 찍었다. 작가는 가게의 전면과 내부를 사실적으로 재현해서 1960년대 한국사회의 특정한 문화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환기시켜주고 있다.

 

작가는 주로 전라도 지역에 남아있는 '근대화 상회'를 찍었는데, 일관된 시선으로 재현하기 위해 날씨가 흐린 날을 택해서 사진을 찍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인화물 크기가 작은 것부터 대형인화까지 다양한데, 작품 한 장 한 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시각적인 정보를 읽을 수 있다. 가게내부의 인테리어와 상품의 배열상태 등이 조화를 이루어서 당시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환기시켜주고 있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시각적인 낯설음과 과거의 문화를 일깨워준다.

 

a  대목리수퍼

대목리수퍼 ⓒ 김지연

대목리수퍼 ⓒ 김지연

 

a  마을가게

마을가게 ⓒ 김지연

마을가게 ⓒ 김지연

 

a  대목리수퍼 내부

대목리수퍼 내부 ⓒ 김지연

대목리수퍼 내부 ⓒ 김지연

 

작가는 일관성 있는 최종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촬영일의 날씨 외에도 앵글과 카메라 디스턴스(Camera Distance)등을 충분히 세밀하게 고려하여 사진을 찍었다. 그 결과 일관성 있는 최종 결과물을 성취 할 수 있었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지시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래서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특정한 현실을 기록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작가는 사진의 이러한 기계적인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작업을 진행 한 것이다. 그러한 행위의 결과물이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이다. 사진은 대상에 따라서는 기계적인 기록성 자체만으로 예술적인 가치를 충분히 획득 할 수 있는데 작가의 작품은 그것을 잘 입증해주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미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워커에반스가 1930년대 미국사회를 찍은 결과물을 연상시킨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1930년대 미국사회의 현실과 문화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김지연이 이번에 전시하는 사진기록물에는 1960년대 한국사회의 현실과 문화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시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자극한다. 한국현대 문화사를 환기시켜주는 전시이다.

덧붙이는 글 | 기간 : 2010-07-02~2010-07-15  장소:  쿤스트독갤러리  

2010.07.07 16:07ⓒ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기간 : 2010-07-02~2010-07-15  장소:  쿤스트독갤러리  
#한국근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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