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이들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김비서는 MB에게 KBS는 국민에게' 걸개를 마련해 온 '강남촛불'은 "KBS의 숨이 끊어지지 않게 국민들과 있는 힘껏 인공 호흡하겠다"며 "<1박 2일>을 재방, 삼방, 백방까지 볼 수 있으니 <시사투나잇> 다시 만드는 그날까지 힘내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KBS측은 이번 파업을 불법이라고 몰지만 공영방송을 부정하며 권력의 하수인이 되는 것이야말로 부당노동행위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연주 전 사장이 강제로 물러난) 08년 08월 08일 이후 KBS를 보지 않았는데 무릎 꿇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보니 이제 좀 볼만해질 것 같다"며 파업에 힘을 실어 주었다.
개그맨 노정렬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통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공정언론, 참언론 KBS 노조가 굳게 결의한 힘"이라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떳떳하게 살 수 있다는 증거가 KBS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과 너무도 흡사한 목소리에 시민들은 "아~"라는 낮은 탄성을 지르며 노씨의 말을 경청했다.
문화제 마지막은 조합원들이 준비한 '파업뉴스'로 채워졌다. "도저히 KBS <9시뉴스>를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9시뉴스>와 동시에 진행한" 파업뉴스에서는 톡톡 튀는 말들이 이어졌다.
파업뉴스는 "사측의 유치찬란한 수준의 극악무도한 블랙 저질 코미디를 보시겠다"며 파업을 막는 사측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업 기간 중 조합원들에게 끊임없이 회유책을 쓴 사측에 대해 "새 노조의 쿨한 대응에 사측의 발광도 제 풀에 꺾일 전망입니다"라며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파업뉴스 도중, 현장 중계를 하는 현장에 김인규 KBS 사장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인규 KBS 사장의 얼굴을 본떠 만든 탈을 쓴 조합원이 등장한 것이다.
탈을 쓴 조합원은 "월급 한 푼 못 받고 쫄쫄 굶어봐야 본관 식당에서 사먹던 계란 프라이가 비싸구나 할 거냐"며 "이렇게 해선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어, 내 생각일 뿐 아니라 각하 생각도 그래"라고 말해 문화제 참석자들의 야유를 샀다. 이어 조합원은 "SBS만 (월드컵) 중계하는 더러운 세상"이라 절규하며 "2500원이나 6500원이나 만 원 밑은 돈이 아니니 수신료 그냥 올리자"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진심을 담아 "우~"를 외쳤다.
이러한 진풍경을 KBS 뉴스에서는 볼 수 없을 터. 문화제 사회를 본 이형걸 아나운서는 "내일 MBC 뉴스에 이 모습이 나갈 것"이라며 "꼭 MBC 뉴스를 보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에서 동의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엄경철 위원장 "뜨거운 지지에 감사... 이길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온다"
문화제는 7시부터 세 시간 동안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트위터를 통해 문화제 소식을 접했다는 김윤슬(19)양은 "2년 동안 억눌려왔던 마음이 터져 나와 제대로 된 KBS를 만든다고 나선 것을 지지해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양의 꿈은 기자다. 자연스레 언론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그는 "KBS 뉴스를 보면 예전보다 많이 비판의식이 사라진 것 같았다"며 "새 노조가 큰 역할을 한다고 나서서 기쁘고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한 문화제를 마친 엄경철 새 노조 위원장의 심경은 어떨까. 그는 상기되어 있었다. 엄 위원장은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주었다, 뜨거운 지지 열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KBS가 2년 만에 처음으로 기지개를 켰다"며 "이번 싸움은 이길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2010.07.08 10:33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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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 KBS만 아니라면 <1박 2일> 100방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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