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인 유원이의 미니홈피에 본인의 머리속을 표한한 이미지
김학용
하지만 유원이는 고심 끝에 결정한 답을 결국 지우개로 지우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온 유원이의 말에 엄마는 유원이의 행동이 아쉽기 그지없다.
"유원아, 너 그거 안 지워도 되는 건데, 왜 지웠어? 그래도 (하나를 못 썼지만) 역시 넌 정말 규칙을 잘 지키는 내 딸이구나!"(엄마) "아니야! 걔 눈빛이 내가 다른 아이 답안지 보고 썼다고 의심하는 눈빛이었어. 그래서 내 결백을 밝히기 위해 그냥 지워버렸어. 앞으론 걔하고 안 놀거야!"(유원) 초등 기말고사에 대처하는 당신의 모습은 어떤가?엄마들은 늘 "초등학교 시험은 아무것도 아니다" "초등학교 성적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라며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초등학생 자녀를 둔 당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남에게는 '쿨'하게 보이려고 웃으며 말하지만 막상 나에게 닥치면 초조해지고 결국 애들을 잡게 되는 것이 '시험' 아니었는가?
그런 이중적인 당신의 모습에 '뜨악'하며 놀라지는 않는가? '학부모가 되지 말고 부모가 되라'고 했지만 결국엔 어쩔 수 없는 학부모가 되어 있음은 슬픈 현실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시험을 앞두고도 천하태평이지만 오히려 엄마들만 조급한 마음에 애를 태운다.
인터넷에서 뽑은 출처불명의 기출문제며 평가문제집도 부족해 시험 계획과 목표를 분주하게 짜는 엄마들. "엄마가 공부하라 하지 않아도 과연 언제부터 스스로 할 수 있을까"라며 푸념 아닌 푸념으로 10여일 전부터 아이들을 옆에 끼고 '올백' 작전에 돌입한 엄마들. 그동안 결과에만 '올인' 하지는 않았는가 되돌아보자.
대부분 초등학교에서는 성취도 평가지는 반출이 되지 않는다, 왜 점수만 알려주고 뭘 틀렸는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시험을 보는 취지에도 맞는 일인데도 말이다.
"겨우 초등학생인데, 뭘…." 이라는 생각으로 넘어가지 말고 아이가 틀린 문제가 뭔지, 방법에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는 없는지 생각해 보라. 시험을 마친 후에도 선생님과 의논하여 방법을 찾는 길이 성적 자체보다 더 중요한 일이리라.
점수와 상관없이 뭐가 문제였을까, 어떤 점에서 공부가 부족했을까, 공부 방법은 제대로 였는가 등을 점검해 보고 그것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비록 다음에 100점을 맞지 못하더라도 시험이라는 과정이 학습을 보다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푸념하는 당신은 초등학교 때 성적이 항상 100점이었고 1등을 도맡아하였던가?
"승규야! 그건 그렇고 신발 뒤꿈치 구부려신는것, 이건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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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빨아 신는 어린이 = 바르지 못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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