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채희완 교수한국 민족극 운동의 산파 역할을 하고, 무용평론가로도 활동하고 계신 부산대 채희완교수가 '마당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김영학
채희완 선생의 강연은 '마당'과 '신명'의 개념을 천착하는 내용이었다. 강연을 요약하면,
1. '마당'에 대하여
마당은 신(神)을 모시는 곳이므로 모시는 행위가 가장 중요하다. 마당을 벌일 때 터닦음을 하는데 이는 놀 땅을 거룩한 땅으로 만드는 행위로 신(神)을 제대로 모시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같은 것이다.
마당은 신(神)을 모시고, 신과 같이 놀고, 신을 보내고 뒷풀이를 하는 공간이다. 이때 뒷풀이도 중요하다. 뒷풀이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잘 해야 공연이 잘 된 것이다. 뒷풀이는 신명의 일상화요, 신명의 기약이기 때문이다.
2. '신명'에 대하여
우린 살아 있기에 춤을 춘다. 죽은 것은 춤출 수 없기에 살아 있을 때 신명나게 춘다. 나는 그래서 죽음의 반대를 신명이라 생각한다.
우린 일하기 싫어 논다고 말하는데 원래 일과 놀이는 한 몸이었다. 노동과 예술이 분화되는 과정이 예술의 역사인데 이는 신명과 일이 분화되는 것이다. 지금 딴따라가 할 일은 일과 놀이를 합체하는 것이다.
지금 생태계 이변은 '신명'이란 이름으로 마음과 몸이 통하는 세계를 찾으라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육체는 정신 작용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정신 그 자체이다. 육체적 사고를 통한 세계 인식을 마당에서 해야 한다. 삶의 모습을 직관, 감성, 육체적인 것으로 바꾸는 작업이 요망되는 시기이다.
신명의 즉발적 표출 외에 내재적 축적, 신명의 내향성도 고민해야 한다. '생활실천의례'같은 개인 또는 생활공동체 차원의 신명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