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마을 할머님들저녁식사를 마치고 마을회관에 할머님들을 모셔 그들이 이 마을에서 살아온 삶과 에피소드들을 나누어 주셨다. 영주댐으로 인한 수몰에 관련된 질문에서 할머님들은 깊은 한숨으로 답을 대신하셨다.
진가람
평생을 이곳 금광리에서 살아오신 할머님들은 손자, 손녀뻘 되는 우리가 마냥 귀여웠던지 장씨의 이야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흐뭇한 미소로 우리를 바라보고 계셨다.
저녁이 되어서 우리는 할머님들을 모시고 그네들의 추억들과 영주댐 건설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스무 살에 시집 와 60년을 이곳에서 사셨다는 할머니. 그녀는 영주댐 건설에 대해 10년 정도만 살면 이제 세상을 떠날 텐데, 그때까지 만이라도 이곳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일할 능력도 없는 당신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고 되려 담담하게 이야기하셨다. 일흔이 넘은 노인들은 저항할 여력조차 없어 보였다.
마을을 둘러보았다. 문화재 자료 제233호인 인동장씨 고택, 유형문화재 제341호인 장석우 가옥, 마을을 들어서면 입구 바로 앞에 보이는 운곡서원 유허비가 눈에 띈다. 이 마을의 가구 수는 130가구로 국내 단일 성씨 집성촌 중에는 규모가 가장 큰 마을로 <대한민국 오천년, 국 성씨 편람>에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마을을 단지 '개발'이라는 그들만의 선함과 '금전적 보상'이라는 얄팍한 양심으로 수몰시키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