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이 주로 이용하던 산경도입니다. 교과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정맥과 주요 하천, 산을 공부하면 아이들이 우리 나라 땅의 생김새를 잘 이해하는 편입니다. 직접 만들다 보면 지형이 저절로 익혀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신은희
올해 3학년이 배운 지형과 기후 내용은 7차 교육과정에서는 5학년에 나오는 내용이다. 5학년 때에는 1단원에서 우리나라 지형과 기후를 7~8시간 동안 배운 뒤에 조상들이 자연환경의 특성을 이용해 주거와 음식, 세시 풍속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도시는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배운다. 지형을 이해하기 위해 전에 다녀온 곳에 대해 다시 알아보고, 찰흙으로 백두대간이 나타난 산경도를 만들어보며 아이들은 지형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도 많은 선생님들이 5학년 아이들이 내용을 잘 이해 못한다고 걱정하는 상황이다.
5학년 2단원에서는 자연환경을 다시 도시와 촌락으로 나눠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배운다. 3단원에서는 자연환경에 따라 생기는 자연재해나 환경문제를 공부한다. 학기 초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1학기 내내 우리가 사는 지형의 특징이나 지형이 옛날이나 요즘 시대에 어떤 영향을 주고, 당면한 재해와 개발, 환경 문제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2007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이 내용을 3, 4학년에 내려보내며 내용과 체계가 뒤죽박죽이 되었고 수업 시간도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5학년에서는 지형 3시간, 기후 3시간 공부하는데, 4학년에선 지형, 기후 합쳐 3시간(뜻과 쓰임새 설명 1시간), 3학년에선 뜻도 안 가르쳐주고 지형 1시간, 기후 1시간씩 배우게 된다. 여기에 우리 고장도 모르는데 세계 지형과 기후까지 나와 있다.
2009년 3학년이 배운 7차 교육과정 교과서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표를 보니 작년 1, 2 단원에 배운 것을 올해는 1단원으로 몰아서 배우고 있다. 이러다보니 10시간을 해도 부족한 그림지도를 2시간만에 주변 탐방도 못하고 그려야 하고, 1학기가 끝나도 아이들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