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원 부지 매입 포기 누굴 위한 결정인가

최대호 안양시장 또 절차 무시... 계약 파기 법정소송 시민 반발 줄줄

등록 2010.08.12 13:17수정 2010.08.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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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양에 자리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전경

안양에 자리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전경 ⓒ 최병렬

안양에 자리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전경 ⓒ 최병렬

 

안양시가 매입키로 하고 매매계약까지 체결한 안양시 만안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대해 새로 당선된 민선5기 시장이 시의회 의결도 없이 매입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양시의 재정여건상 부지매입은 다른 사업에 큰 영향을 주며 현재도 안양시 부채가 너무 많다"며 부지매입 불가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검역원 측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문제가 법적 공방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지난 6월 말까지 안양시가 검역원에 지급하기로 했던 계약금 129억 원에 대해 '계약파기에 따른 위약금 소송'이 제기될 경우 안양시가 패소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의 예산낭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검역원 한 관계자는 11일 "현재 변호사 자문 등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며 "안양시의 일방적 계약파기에 대한 소송 문제는 법률 검토결과가 나온 뒤 결정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최대호 당선자 인수위원회 측이 지난 6월 21일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부담 여부에 대해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여서 위약금은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최근 공무원 전보제한규정 위반 등 절차를 지키지 않는 인사 위법 사태로 행정안전부로 부터 인사취소 요구를 받는 등 물의를 일으킨 안양시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으나 변호사마다 자문 결과가 달라 예측이 어렵다"며 "소송으로 갈 경우 한 푼도 안 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a 최대호 안양시장 선거 공보물  정부 공공기관 이전부지를 안양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는 사실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매입은 사실 시민과의 약속이다.

최대호 안양시장 선거 공보물 정부 공공기관 이전부지를 안양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는 사실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매입은 사실 시민과의 약속이다. ⓒ 최병렬

▲ 최대호 안양시장 선거 공보물 정부 공공기관 이전부지를 안양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는 사실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매입은 사실 시민과의 약속이다. ⓒ 최병렬

 

시의원들 특위구성 요구... 시민사회단체 독선 행정 반발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11일 최대호 안양시장에게 검역원 부지 매입 포기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또 일부 시의원들은 시의회 의결까지 거친 사안을 시장을 독단으로 결정한 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양시민사회단체인 '바른안양사회만들기시민연합'(바사련)은 11일 질의서에서 "검역원 부지매입 불가와 공원화 계획의 일방적 취소는 만안구 주민의 재산권과 복지발전에 크나 큰 영향을 준다"며 "이는 지역주민의 민의를 부정한 독선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역원 부지매입은 동안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만안구의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미래지향적 사업"이라며 "법과 절차를 존중하야 할 최 시장의 일방적 발표로 향후 시정업무 수행에 시민저항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바사련은 이어 "시의회 결정과 시민공청회를 거쳐 결정된 사안을 일방적으로 포기한 것이 과연 민의를 반영한 것인지, 난개발로 인한 교통난과 주변 주택의 재산가치 하락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밝히라"고 물었다.

 

안양시의회 한나라당 교섭단체도 13일 임시회 시정질의를 통해 정부의 승인과 시의회 의결 등 3년여 추진해 매매계약까지 체결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매입을 최 시장이 독단으로 포기한 이유에 대해 따져 묻고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매입은 사실 최대호 안양시장의 선거공약이나 다름없다. 최 시장은 6.2지방선거 공보물에서 '정부 공공기관 이전 부지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결국 시민과의 약속 또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a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 최병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 최병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전체부지 5만6309㎡(건물 27개동 2만8612㎡)에 달하는 규모로, 오는 2012년 경북 김천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가 매각을 추진하자 안양시가 공원과 복지시설 및 기업지원시설 등의 활용을 계획하며 정부를 상대로 매입을 추진하여 왔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에 자리한 이곳은 안양 도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간으로 잔디밭, 수목원, 운동장 등이 자리해 평촌중앙공원에 버금가는 만안중심공원으로 조성뿐 아니라 활용 방안에 따라 만안구청을 이전하는 행정타운 조성 가능성이 제시되기도 했다.

 

특히 안양시 균형발전과 시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평가에도 불구, 안양시는 어려워지는 재정 형편과 1292억3100만 원에 달하는 매입비용을 놓고 3년 여 가까이 고심했다. 그러나 동안구에 비해 환경이 열악한 만안구 지역의 균형적 발전과 정부가 공기업이나 민간 등에 매각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있어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안양시는 2008년 12월 안양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의결로 승인을 받았으며 행정안전부의 중앙 투·융자 심사 승인을 거쳐 2009년 9월 국토부로부터 5년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부지 매각 확정 통보를 받아내 2010년 5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안양시는 매입 비용중 390억 원은 시비를 투입하고 나머지 895억 원은 지역개발기금 등을 발행,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또 농수산물도매시장 채소동, 구 안양경찰서, 만안구청을 매각할 경우 1000억 원대의 자금 유입이 가능해 매입 방안도 충분함을 인식했다.

 

이에 안양시는 지난 5월 31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7월 14일까지 전체 부지 매입 비용의 10%인 계약금을 검역원측에 납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6ㆍ2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뀌면서 부지매입은 꼬이기 시작했다. 이는 지방선거일을 앞두고 이재동 부시장이 5월 31일 시장 권한대행 자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데 대해 최 시장 인수위원회가 "이는 적절치 않은 행위였다"고 문제를 삼고 나온 것이다.

 

이 문제는 최대호 시장과 전임 이필운 시장간에 감정 섞인 갈등 양상으로 까지 비화됐고, 결국 최대호 시장이 부지 매입 재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계약금 납입 기한이 6월 30일로 한 차례 연기된데 이어 7월 31일까지로 또다시 연기됐다.

 

안양시는 계약금 납입 기한을 이틀 앞둔 7월 29일 갑자기 의견수렴을 이유로 만안구청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검역원 인근에 거주하는 안양6.8동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대다수 주민들은 '부지를 꼭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 시장은 "이 땅을 사게되면 미래를 위해 좋을지 모르지만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만약 못 산다고 결정했을 때 이해를 바랍니다"고 말했다. 

 

결국 최대호 시장은 다음날인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께 약속한 새로운 사업과 시가 당면한 사업우선순위 등을 감안할 때 어떠한 정책적 결정이 옳은가에 대해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매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 시장은 "부지매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재원확보 방안을 검토하였고,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 측면도 신중히 고려하였으나, 부지 매입시 악화되는 안양시의 열악한 재정이 시민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친환경 무상급식과 교육.복지를 포함한 모든 신규 현안사업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선거 공약을 우선시했다.

덧붙이는 글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현황 및 매각 추진과정

○ 위치: 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 480
○ 부지면적: 56,309(17,030평)
○ 건축연면적: 28,896(27동)/ 9개동 활용가능
○ 부대시설: 축구장, 테니스장, 소공원, 주차장
○ 활용계획: 공원, 종합복지서설, 기업지원시설 등
-공공기관 이전 부지 매각방침(순수 공공용)
○ 이전지역: 경북 김천시(2013년 이전 예정)
-LH에서 이전부지 매입완료(2009년 12월) 2011년 하반기 착공

추 진 경 위
○ 2005. 6. 2 : 안양도시기본계획상 공원용지 지정 
○ 2005. 6.24 : 이전대상 공공기관 시.도별 배치방안 발표 
○ 2007. 7. 4 : 부지매입 의견 제출 (안양시 → 국토해양부)
○ 2008. 8.25 : 공공기관 이전부지 활용방안 자문회의 개최 
○ 2008. 9.20 : 부지활용방안 조사.연구 착수
○ 2008.11.13 : 안양시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 2008.12.19 : 시의회 공유재산 심의.의결 
○ 2008.12.30 : 부지매입 협조 요청(안양시 → 수의과학검역원) 
○ 2009. 3. 3 : 부지매입계획서 제출(안양시→국토해양부) 
○ 2009. 5. 4 : 중앙 투.융자 심사 완료 (행정안전부) 
○ 2009. 9.16 : 부지매각 확정통보 (국토해양부 → 안양시)
○ 2009. 9.18 : 계약금 확보(95억원/제2회 추경)
○ 2010. 1.12 : 감정평가 완료 
○ 2010. 4.27 : 부지매입 계약방침(안) 보고 
○ 2010. 4.28 : 계약금 추가확보 (34.3억원/제1회 추경) 
○ 2010. 5.31 : 계약체결(안양시와 검역원)
-분납 연도 및 금액 조건 협의기간 소요
○ 2010. 6.29 : 계약금 납부기간 연장 재협의(6.30→7.30)
○ 2010. 7.29 : 주민의견 수렴 설명회/ 통보 하루전(만안구청)
○ 2010. 7.30 : 부지매입 결정을 위한 안양시 간부회의
○ 2010. 7.30 : 최대호 시장 검역원 부지 매입 포기 기자회견

2010.08.12 13:17ⓒ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현황 및 매각 추진과정

○ 위치: 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 480
○ 부지면적: 56,309(17,030평)
○ 건축연면적: 28,896(27동)/ 9개동 활용가능
○ 부대시설: 축구장, 테니스장, 소공원, 주차장
○ 활용계획: 공원, 종합복지서설, 기업지원시설 등
-공공기관 이전 부지 매각방침(순수 공공용)
○ 이전지역: 경북 김천시(2013년 이전 예정)
-LH에서 이전부지 매입완료(2009년 12월) 2011년 하반기 착공

추 진 경 위
○ 2005. 6. 2 : 안양도시기본계획상 공원용지 지정 
○ 2005. 6.24 : 이전대상 공공기관 시.도별 배치방안 발표 
○ 2007. 7. 4 : 부지매입 의견 제출 (안양시 → 국토해양부)
○ 2008. 8.25 : 공공기관 이전부지 활용방안 자문회의 개최 
○ 2008. 9.20 : 부지활용방안 조사.연구 착수
○ 2008.11.13 : 안양시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 2008.12.19 : 시의회 공유재산 심의.의결 
○ 2008.12.30 : 부지매입 협조 요청(안양시 → 수의과학검역원) 
○ 2009. 3. 3 : 부지매입계획서 제출(안양시→국토해양부) 
○ 2009. 5. 4 : 중앙 투.융자 심사 완료 (행정안전부) 
○ 2009. 9.16 : 부지매각 확정통보 (국토해양부 → 안양시)
○ 2009. 9.18 : 계약금 확보(95억원/제2회 추경)
○ 2010. 1.12 : 감정평가 완료 
○ 2010. 4.27 : 부지매입 계약방침(안) 보고 
○ 2010. 4.28 : 계약금 추가확보 (34.3억원/제1회 추경) 
○ 2010. 5.31 : 계약체결(안양시와 검역원)
-분납 연도 및 금액 조건 협의기간 소요
○ 2010. 6.29 : 계약금 납부기간 연장 재협의(6.30→7.30)
○ 2010. 7.29 : 주민의견 수렴 설명회/ 통보 하루전(만안구청)
○ 2010. 7.30 : 부지매입 결정을 위한 안양시 간부회의
○ 2010. 7.30 : 최대호 시장 검역원 부지 매입 포기 기자회견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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