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곳, 황금빛 루앙프라방을 가다

라오스 란상 왕국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라오스 루앙프라방

등록 2010.08.12 17:27수정 2010.08.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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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농촌모습 자연그대로 농촌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 윤병두


라오스는 중국,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과 경계를 이룬 내륙국가다. 8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가난한 나라지만 행복지수는 높은 나라 중에 하나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메콩 강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란상 왕국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루앙프라방이 나타난다. 라오스가 공산국가가 되기 전 1975년까지도 왕이 머물던 유서 깊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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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시대 모습 붉은 색 지붕의 아름다운 전원주택들 ⓒ 윤병두




루앙프라방은 '위대한(루앙) 황금불상(프라방)'이란 의미를 지닌 곳으로 이곳은 시가지 전체가 불교사원과 주황색 가사를 걸친 스님들의 모습은 시간이 멈춘 고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때는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강력한 왕국 중 하나였던 란상의 수도이자 '위대한 황금불상'의 도시인 루앙프라방은 1995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라오스 제일의 관광도시다.

라오스는 중국 남부에서 이주해 온 라오족의 나라다. 13세기 초까지 루앙프라방, 비엔티안, 참파싹 등 세 개의 왕국으로 나뉘어 성장하던 라오스는 전설적인 왕 파굼(Fa Ngum)의 등장하면서 그 역사가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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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의 농촌사원 루앙프라방 어딜가난 싶게 볼수 있는 불교사원들 ⓒ 윤병두


크메르 군대의 지원을 받은 파굼은 1350년 경 메콩 강 중류에 있었던 라오족의 왕국들을 차례로 멸망시켰고, 1353년 란상 왕국을 세워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란상'은 '백만 마리의 코끼리'라는 뜻이었다.

왕국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 종교의 중심지였던 '무옹스와'는 몇 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그 이름이 바뀌게 되는데, 그 배경에는 스리랑카에서 만들어진 황금불상이 있었다. '프라방'이라 불리는 이 불상이 정확히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 프라방은 왕국을 지켜주는 부처로 여겨졌다. 이와 함께 수도의 이름도 무옹스와에서 '위대한 황금불상'이라는 뜻을 지닌 '루앙프라방'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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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탁발 행렬 아침 6시면 골목 어딜가나 탁발핼렬을 싶게 볼수 있다 ⓒ 윤병두


황금불상은 라오스 왕조의 마지막 왕이 가족과 함께 살던 왕궁에 보존되어 있다. 왕궁은 지금 왕궁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왕궁의 모습은 당시의 왕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메콩강가에 자리 잡은 루앙프라방에 새벽이 열리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주황색 가사를 걸친 스님들의 탁발행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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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 스님들의 귀원 탁발을 마친 스님들이 사원으로 들어가는 모습 ⓒ 윤병두


탁발행렬에도 위계가 분명하다. 큰 스님이 가장 먼저 앞서고 어린 동자승이 마지막에 선다. 맨발로 오른쪽 어깨에는 바리를 차고 조용히 시주를 향해 걸어온다. 시주들은 매일 아침이면 뚜껑 달린 소쿠리에 찹쌀밥이나 바나나 등 음식을 준비해서 스님들께 아침공양을 바친다. 이 아침공양은 스님들의 식사로도 이용되지만 모아서 먹을거리가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해진다고 한다.

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탁발행렬은 30-40분이면 끝난다. 가까운 베트남 태국에서 온 불교신자에서 벽안의 프랑스 여행객까지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스님께 아침공양을 드린다. 이곳주민들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아침이면 스님께 무엇을 공양해야 하나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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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앙프라방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루앙프라방의 새벽을 여는 시장 사람들 ⓒ 윤병두


우리는 루앙프라방의 또 다른 새벽을 만난다. 메콩강 건너에서 막 나룻배를 타고 온 농민들이 펼치는 새벽시장의 모습이다. 물소가죽, 도마뱀, 개구리, 민물 게, 우렁이, 민물생선, 야채, 이색적인 과일 등 라오스의 농촌의 전시장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물건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들이 뒤 엉켜 고요하던 루앙프라방에 활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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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보신 식품들 도마뱀 뒷다리, 개구리 파충류는 보신식품 ⓒ 윤병두



물소 가죽은 우리네 말린 오징어처럼 구워서 군것질로 이용된다. 도마뱀은 보신용으로 그러나 어떻게 요리하는지는 알 수 없다. 뒷다리를 끈으로 묶어놓은 개구리, 꼬치로 구운 개구리, 네다리를 꽁꽁 묶어놓은 도마뱀, 민물고기를 간 고등어처럼 저림을 한 것, 돼지 뒷다리를 놓고 파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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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의 민물생선들 메콩강의 민물생선과 개구리가 함께 판매된다 ⓒ 윤병두


루앙프라방 라오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그러나 인구 5만도 안 되는 시골 마을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악을 쓰는 사람도 없고 요란한 자동차의 행렬도 삼론차도 거지들의 구걸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매일 저녁이면 관광객이 머무는 거리에는 야시장이 열린다. 야생화를 창호지에 발라 만들 꽃등을 비롯한 온갖 전통 수공예품이 자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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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번데기 굼벵이 번데기는 고단백 식품으로 인기다 ⓒ 윤병두


메콩강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 1900km를 남북으로 흘러가는 라오스의 자원의 보고다. 시간이 멈추어 있는 곳, 메콩강을 따라 과거를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루앙 프라방에서 발견할 수 있다. 헬레나 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 배경이 된 라타크마을이 현대문명으로 파괴되어 가듯 루앙프라방도 멀지 않아 그렇게 될까 걱정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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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나룻터 루앙프라방을 싸고 도는 메통강 왕가의 나풋터 ⓒ 윤병두

덧붙이는 글 | 라오스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기위해 찾은 라오스 관광도시 루앙프라방에서 보고 느낀것을 담은 것임(2009년 5월)


덧붙이는 글 라오스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기위해 찾은 라오스 관광도시 루앙프라방에서 보고 느낀것을 담은 것임(2009년 5월)
#메콩강 #루앙프라방 #새벽 시장 #라오스 #란상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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