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함안보 공사장 철탑에서 20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뒤 10일 저녁 태풍으로 철수한 뒤 내려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만
-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을 위해 태양열 발전기(충전기)를 갖고 가다 경찰에 빼앗겼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제일 후회스럽고, 아쉬운 부분이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제일 중요했던 물품이었다. 7월 22일 아침 물건들을 한꺼번에 가장 높은 곳까지 올리지 못했다. 중간에 올려놓고 다시 올리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가물막이 구조물에서 보트를 타고 철탑까지 들어가서 올라갔는데, 태양열 발전기를 상자에 담아 옮기는 과정에서 상자가 물에 젖었다. 태양열 발전기를 맨 먼저 올렸어야 했는데, 나중에 올리다보니 경찰이 철탑 중간까지 올라오다보니 그 물품을 미처 올리지 못하고 경찰에 빼앗겼던 것이다. 그것을 갖고 올라갔더라면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철탑 위에 있으면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은?"수박이 제일 먹고 싶었다. 경찰이 철탑 아래 가물막이 구조물 위에서 수박을 먹고 있었다. 우리가 보는 데서 먹고 있었는데, 일부러 그런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창녕경찰서장이 공사 관계자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는 사실을 철탑 위에서 피켓에 글을 써서 알렸는데,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철탑 위에 있는데 경찰서장이 공사 관계자로부터 돈봉투를 받아 계장한테 주는 상황을 목격했다. 처음에는 격려금인줄 알았는데, 투명하게 처리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공권력인데, 공사 관계자로부터 돈봉투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휴대전화 통화가 됐으면 낙동강국민연대에 알렸을 것인데, 그 당시에서는 배터리가 없어 통화가 안 됐다.
외부에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 피켓에 글을 써 놓으면 망원경으로 보고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는데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 데 그날 오전 골재원노동조합이 모터보트를 타고 수상시위를 벌인 것이다. 처음에는 그런 상황이 있는 줄 몰랐다. 그 모터보트에 취재기자들이 타고 함안보 공사장 가까이 왔는데, 취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늘이 도왔다는 생각을 했다."
- 철수한 뒤 휴대전화를 열어보니 메시지가 많이 와 있었을 것 같은데?"격려하거나 건강을 걱정하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가 못하는 일을 대신해서 미안하다는 문자도 있었다. 우리의 요구를 정부가 잘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있었다. '힘내세요'라는 문자가 제일 많았다"(이환문).
최수영 사무처장의 휴대전화는 경찰에 압수된 상태다. 경찰은 고공농성자에 대해 업무방해와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면서 관련 물품을 압수한 것이다.
- 함안보 공사를 맡은 지에스(GS)건설과 하도급업체인 (주)정원종합건설 측에서 '퇴거명령'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응하지 않으면 하루 2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다가 뒤에는 하루 100만원(1인당)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처음에 2000만원 지급 요구를 받은 뒤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조직이 거덜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공사업체 측에서 낸 자료를 보고 놀랐다. 타워크레인 임대계약서를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그 임대계약서를 보니, 임대기간은 24개월이고 전체 임대금액은 210억원이었다. 그 속에는 인건비가 80억원 정도였다. 전체 금액에서 단순 계산해서 하루 피해금액을 산정했던 것 같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그 임대계약서는 전자입찰문서였다. 타워크레인 인부들은 4명이 2인1조로 일을 하고 있었다. 임금 등을 추산해 보니 전체 임대금액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에는 국민 혈세 낭비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
- 용변은 어떻게 해결했는지?"타워크레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종이 양변기'가 있다. 시중에서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인터넷으로 신청하려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갖고 가지 못했다. 생리현상은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적게 배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20일 기간 동안 4~6회 정도 대변을 보았던 것 같다. 종이에 모아 말렸다. 소변은 비닐봉지에 담았다. 경험에서 터득한 것인데 '고공농성 매뉴얼' 같은 것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밤낮으로 공사...보고 있으려니 욕나올 정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