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온 두리반 단전사태, 해결책 없나

두리반 단전 28일째... 마포구청과 한국전력 입장 변화 없어

등록 2010.08.18 19:17수정 2010.08.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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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 오전에 시작된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철거 농성장인 두리반에 대한 단전이 18일로 28일째에 접어들었다.

두리반 단전은 시공사인 GS건설이 설립과 운영 자금 일체를 댄 것으로 확인된 시행사인 남전디앤씨가 한국전력과 마포구청, 그리고 두리반 인근 건설사를 대상으로 보낸 단전 협조 공문이 발단이 돼 시작됐다. 단전 사태는 '기초에너지의 무기화 반대'라는 시민들의 공분을 이끌어 냈다. 이후 '두리반에 전기촛불 보내기 운동'이 시작됐고 <경향신문>에 시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의견광고를 내는 것으로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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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7일자 경향신문 2면에 개재된 두리반 의견광고 지난 8월 17일자 경향신문 2면에는 시민들이 모아준 성금으로 두리반 단전문제 해결에 GS건설(남전디앤씨), 마포구청, 한국전력이 적극적으로 나설것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개재되었다. ⓒ 경향신문

하지만 지난 17일자 <경향신문> 조간 2면에 '573인 성명서'가 의견 광고로 개재된 이후에도 두리반 단전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한국전력 서부지점과 마포구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두리반 상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경향신문> 의견광고 거부 문제로 쏠려 있던 사이에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해결 노력을 중단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8일 오전에 한국전력 서부지점에서 두리반 단전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들과 통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고객지원팀 관계자는 "두리반에 대한 전기공급 재개와 관련해서는 내부에서 이미 법적인 검토가 끝난 상황"이라는 기존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는 "한국전력 서부지점이 도의적인 차원에서 시행사, 마포구청과 전기공급을 위해 비공개 협의를 진행했지만 상대측의 협조 거부로 더 이상은 해결책이 없다는 결론이 내부적으로 내려졌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전력측 담당자는 마포구청에서 익명을 요구한 담당자로부터 "두리반 단전 사태와 관련해 여러 세대가 아닌 1세대의 문제이고, 민간 사업자의 사업 중 발생한 문제인 만큼 마포구청은 더 이상 개입할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전해 받았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던 불법 단전에 대한 남전디앤씨 고소고발에 대해서도 "한전 측의 기술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했지만 한전측의 설비인 계량기로 최초 연결되는 전기선에서는 훼손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계량기를 거쳐 두리반 내부로 연결되는 전선의 훼손 여부는 한전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 서부지점 담당자와 논의를 진행했던 마포구청 도시계획 팀장 역시 전화 통화에서 "지구단위 사업계획은 민간 사업자가 주도하는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한전측이 제시한 전기공급 재개를 위한 협조사항은 도시계획과 담당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논의의 여지가 없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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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2월 15일에 두리반을 방문한 박홍섭 마포구청장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후보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2월 15일에 두리반 농성현장을 방문해 유채림 작가와 안종려 사장으로부터 상황을 청취했고, 블로그를 통해 용산 참사와 같은 상황이 두리반에서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공식 블로그( http://bit.ly/a2rgrl )를 통해 사진을 올리며 공개적으로 밝혔다. ⓒ 박홍섭 구청장 공식 블로그


결국 지난 28일간 진행된 두리반 단전 문제에 대하여 전기라는 기초 에너지의 공급을 보장하라는 두리반 대책위의 요구는 마포구청과 한국전력 서부지점의 지리한 책임 전가 끝에 다시 원점에 서게 됐다. 따라서 만약 내일로 예정된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심의에서 구제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두리반 단전 문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두리반 대책위는 "GS건설의 자회사나 다름없는 남전디앤씨가 기초에너지인 전기를 무기화하는 것을 마포구청이 방조하는 것에 대해서 전기공급을 약속했던 박홍섭 마포구청장의 말바꾸기를 규탄하는 마포구청 앞 1인 시위를 자원봉사자 접수를 통해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도 접수되고 있는 시민들의 성금으로 국내언론의 지면 광고를 확보해 GS건설과 마포구청, 한국전력의 반인권적인 단전과 그에 대한 방조를 지속적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모두 직접 취재한 결과를 정리하여 작성한 기사입니다. 저는 지난 5월부터 두리반에 대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모두 직접 취재한 결과를 정리하여 작성한 기사입니다. 저는 지난 5월부터 두리반에 대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두리반 #단전 #GS건설 #마포구청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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