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5당 한목소리로 "조현오 파면하고 MB정부 각성하라"

조 내정자 규탄에서 시작해 총선·대선 준비 다짐으로 마무리 된 시민대회

등록 2010.08.19 22:01수정 2010.08.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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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시민들이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시민들이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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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시민들이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시민들이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보신각 앞에 세워진 스크린에 야 5당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다. 바로 위에는 "파면하라 구속하라 사과하라"가 선명하게 써 있다. '파면하라'는 대상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다. 야 5당이 모여 조 내정자를 규탄하는 시민대회를 연 것이다. 지방선거 때 힘을 합친 야 5당이 조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다시 뭉쳤다. 

 

"조현오 내정자를 파면하라, 구속하라"는 외침이 보신각 주변을 울렸다. 이를 기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조현오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가 시작되었다. 19일 오후 6시 반,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대표들과 야당 국회의원, 이해찬 시민주권 대표, 한명숙 전 총리 등도 맨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장 먼저 스크린 앞 연단에 선 것은 이해찬 시민주권 대표다. 이해찬 대표는 "서울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 차명계좌가 발견되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로 경찰을 사상 교육 시켰다"며 "한나라당은 한 술 더 떠 조 내정자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특검을 하자고 나서고 있다, 이게 정부 여당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정부 여당을 박살내야 한다"며 "서울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구속하라고 요구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청와대는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말 한 마디가 끝날 때마다 보신각 앞을 가득 메운 500여 명의 시민들은 'MB는 사과하라, 조현오 파면 구속하라'는 플래카드를 높이 들었다. 국민참여당, 민주당, 안티 이명박 깃발을 든 이들 역시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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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야5당 "'위장정부'는 조현오 내정자 즉각 파면하라" ⓒ 오대양

▲ 촛불 든 야5당 "'위장정부'는 조현오 내정자 즉각 파면하라" ⓒ 오대양

 

"앞으로 이명박 정부를 '위장정부'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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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시민들이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과 시민들이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다음으로 무대에 선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 정부는 '위장전입,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탈세를 모두 지키면 대통령이 되고 이 중 한두 가지를 이수하면 장관이 되는 이상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친서민 정책"이냐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야 5당은 똘똘 뭉쳐 청문회에서 조현오부터 줄줄이 낙마시키겠다는 것을 약속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욕보인, 8월 26일로 임기가 닥 2년 반 남아 내리막길을 걸을 이명박 정권과 싸우겠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목소리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새로운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가 어떻든지 간에 상관없이 무시하고 위장전입자들 부동산 투기꾼들을 장관으로 임명할 것"이라며 "그들을 총리,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우리는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를 '위장정부'라고 부르자"고 말했다. 이러한 권 대표의 제안에 시민대회에 자리한 시민들은 "위장정부"를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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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19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규탄 및 서울경찰청장 파면 촉구 시민대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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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조 내정자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가 등장했다. 이재정 대표는 "지난 6·2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를 하면서, 국민이 우리에게 2012년에 이명박 정권을 패배시키고 새로운 정권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음을 알았다"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장정권'이 물러나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위장정권'이라 부르자고한 권 대표의 제안을 그 자리에서 받은 것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마이크를 잡았다. 유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은 친일 후예들에게 개혁 진보 세력에 대한 도덕적·정치적 공격거리를 제공한 과오에 대해서 책임을 지려 죽음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우리는 우리의 과오에 대해 책임지며 MB 아웃, 한나라당 아웃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해답은 간단하다"며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날과 12월 대통령선거 때 기호 1번 한나라당으로 기호 2번은 야 5당과 시민사회가 뭉쳐 한 후보를 내면된다"고 외쳤다. 이어 그는 "서로 조금씩 다른 그대로 친구가 되고 각자 조금씩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는 야 5당의 연립 정부를 2012년에 만들기 위해서 오늘 이 대회가 첫 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손에 들고 있던 촛불을 흔드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조현오 내정자 규탄에서 시작되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 시민대회는 다음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자는 다짐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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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헌법어긴 정부, 야5당 연립정부로 심판" ⓒ 오대양

▲ 유시민 "헌법어긴 정부, 야5당 연립정부로 심판" ⓒ 오대양

 

시민사회단체들도 조 내정자 사퇴 촉구 "8·8 개각은 MB의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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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인권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과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인권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과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이날 오후 표현의자유네트워크(인권단체연석회의, 보건의료단체연합, 한국진보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다함께 등)도 조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언자로 나선 최은아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것"이라며 "조 내정자의 막말은 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의 생각과 그 자신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최 활동가는 "막말과 반인권적 행동을 일삼는 조 내정자는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쌍용차 진압 당시 경찰력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쌍용차 노동자의 부인이 자살을 했다"며 "조 경찰청장 이후 살인의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실장은 "경찰은 사람을 향해 테이저 건을 쏘고, 최루액을 섞어 피부를 썩게 했다"며 "조 내정자가 즉각 사퇴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으르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경기경찰청장 재임 당시 '쌍용차 강제 진압'을 명령한 바 있다.

 

기자회견장에는 하나의 플래카드만이 세워져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8·8 개각은 MB의 선전포고다"라고 적혀 있었다.

2010.08.19 22:01 ⓒ 2010 OhmyNews
#조현오 #야 5당 #노무현 #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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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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