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찾아간 대천 해수욕장.
곽진성
태양이 세상을 달달 볶은 8월 중순, <오마이뉴스> 편집부로부터 난데없는 기사 청탁 하나를 받았다. 대천 해수욕장에서 '자리' 대여 아르바이트를 체험해 보라는 것이다. 기삿거리를 제공해준 성의는 고마웠지만, 이번 취재는 굳이 체험하지 않아도 고생길이 훤해 보였다. 그래서 '가만히 누워 있어도 더운 여름날, 웬 고생?'이라고 툴툴 거리며, 단번에 거절하려고 했다.
그런데 왜일까? 방 안에서 빵빵하게 에어컨을 켜고 눕는 순간, 대천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이 아른거리는 것 아닌가! 젊음의 열기가 넘실거릴 바닷가를 생각하니 그게 또 은근히 고민이 되는 거였다. 머릿속에는 '나는야 바다의 왕자, 당신은 해변의 여인~♪'이라는 <바다의 왕자> 멜로디가 두둥실 떠올랐다. 이대로 푸른 바다를 외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오전 기차를 타고 충동적으로 대천에 당도한 순간,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태풍 뎬무가 지나간 해변엔 뉴스에서 보았던 구름 인파도, 비키니 입은 아름다운 아가씨(?)들도 없었다. 성수기의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해수욕장은 '휑~'하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였다. 그저 막바지 피서를 즐기려는 지각 피서객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었다.
대천 해수욕장 12구역, '청춘' 해변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