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후보자의 수상한 베트남 방문

두 달새 2번 베트남행... 방문 목적 추궁에 "기억나지 않는다"

등록 2010.08.24 23:25수정 2010.08.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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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증식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증식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남소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증식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경남도지사 시절이던 2006년 8월 말, 4일 일정으로 박연차 전 회장의 태광실업 외국법인이  있던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가 베트남을 방문한 시기는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동료 의원들과 베트남을 방문해 태광측으로부터 여행 경비 명목으로 5만 달러를 받았다는 때와 불과 2주 차이다.  

 

특히 김 후보자는 같은 해 6월 경상남도의 공식 행사차 베트남을 방문한 바 있어 두 달 만의 사적인 베트남행을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은 베트남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김태호 "박연차 만난 적 없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두 달 만에 다시 베트남에 갔지만 방문 목적은 전혀 나와 있지 않다"며 "무슨 목적으로 갔느냐"고 추궁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휴가를 내서 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가 박 의원이 "휴가차 간 곳은 필리핀"이라고 지적하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인해 보겠다"고 물러섰다. 그는 "베트남에서 박연차 전 회장을 만난 적은 없다"며 "방문 목적을 그렇게(불법 자금 수수와) 연결 시키는데 그런 일은 추호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의혹을 부풀릴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명확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민주당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청문회 이튿날인 25일 추가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집중 제기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있다면 당장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4월 뉴욕을 방문했을 때 한인식당 '강서회관'의 여종업원으로붙터 박연차 전 회장의 돈 수만 달러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추궁에 "소문만 무성했던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그는 "처음 간 식당에서 처음 보는 여직원한테 돈을 받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냐"고 덧붙였다.

 

이광재·서갑원은 항소, 김태호는 무혐의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검찰이 김태호 후보자를 무혐의 처리한 검찰의 내사기록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서회관을 방문해 박연차 전 회장의 돈 수만달러를 받은 똑같은 혐의로 민주당의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의원은 기소했으면서 김 후보자는 무혐의 처리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박영선 의원은 "검찰은 이광재 지사와 서갑원 의원이 1심 재판에서 강서회관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자 즉각 항소했으면서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후보자는 무혐의로 내사를 종결했다"며 "왜 같은 사안에 대해 검찰이 다른 잣대를 적용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인사청무특위 차원의 내사기록 검증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에게도 자진해서 검찰에 내사기록 공개를 요구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존중한다"며 거부했다.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도 "국회가 검증을 결의해도 검찰이 내사기록을 공개한 전례가 없다"며 "안되는 것을 자꾸 하자는 것은 김 후보자를 흠집 내기 위한 정치공세"라고 감쌌다.

 

하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떳떳하다면 적극적으로 내사기록 공개를 요구해서 의혹을 풀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돈을 받지 않았다면 김 후보자가 직접 내사기록 열람을 신청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김태호 후보자의 말 바꾸기도 도마에

 

이날 청문회에서는 특히 내사 종결 사실을 통보받은 경위에 대한 김 후보자의 말바꾸기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오전에는 내사종결을 "검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가 오후 들어 "아는 지인이 무혐의로 끝날 것 같다고 전화로 알려줬다"고 말을 바꿨다.

 

박영선 의원이 "김준규 검찰총장이 직접 연락을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추궁에 나서자 김 후보자는 머뭇거리다 "양해해 달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다가 김 후보자는 "그런 일이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겠다"는 등 말을 수차례 바꿨다.

 

내사 종결 사실을 알려줬다는 지인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거듭된 추궁에도 "밝힐 수 없다"고 버텼다.

2010.08.24 23:25ⓒ 2010 OhmyNews
#김태호 #인사청문회 #박연차 게이트 #박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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