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한테 '아줌마'라니?

자원봉사자 '인격 무시' 등 지적 ... 박은주 관장 "유감, 직원 자존심 최대한 존중"

등록 2010.08.26 16:51수정 2010.08.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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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에 대한 호칭을 '아줌마'로 비하하거나, 자원봉사자에 대한 커피 한 잔도 제공하지 못하는 미술관 예산제도, 전시 작품 훼손에 대한 책임요구 등 자원봉사자의 인권에 가장 기본적인 보험 하나 제대로 들어놓지 않으면서 그 비싼 작품을 자원봉사자에게 맡기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들이 인격 무시를 비롯해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창원 소재 경남도청 바로 옆에 있는데, 2004년 개관했다. 현 박은주 관장은 2008년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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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봉사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 윤성효

'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봉사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 윤성효

 

자원봉사자는 현재 56명으로, 이들은 하루 1만원의 수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관람객들의 전시실 안내와 해설 등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16일 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정홍연씨 등 자원봉사자들은 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미술관 개관과 함께 자긍심을 가지고 자원봉사를 해왔지만, 박은주 관장이 부임해오면서 땅바닥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미술관이 전시실마다 있던 책상을 치워버렸는데, 자원봉사자들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치워버렸다"고 주장했다.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해오던 전시작품 교육이 2008년부터 사라졌다. 자원봉사자들은 "관람객과 맞대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면서 "미술관 측은 관람객들에게 설명할 때 같이 들어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1/3 가량 미술관을 떠났다"고 밝혔다.

 

정홍연씨는 "미술관 측에 구두로 대화를 시도하고, 서명도 받았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총회를 열기 위해 건물 4층에 있는 시청각실을 사용하려고 했더니 10일 전에 대관신청을 하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인권을 훼손하고 안이한 태도로 민원을 해결하려 했는데 공개사과할 것"과 "자원봉사자의 책상은 자원봉사자의 상징이므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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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들은 '아줌마'라고 불리며 인격 무시를 당하고,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한 자원봉사자가 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펼침막을 들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들은 '아줌마'라고 불리며 인격 무시를 당하고,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한 자원봉사자가 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펼침막을 들고 있는 모습. ⓒ 윤성효

 

박은주 관장 "인격 무시했다는 주장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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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 윤성효

박은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 윤성효

박은주 관장은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두 차례 답변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보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같다. 자원봉사자들의 주장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인격 무시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유감이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이날 제시한 자료를 통해, "미술관 직원들의 언행이 다소 미흡했던 부분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후 교육 등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책상에 대해, 박 관장은 "책상 배치는 봉사 활동 목적에 걸맞지 않다"면서 "전시실 봉사활동 중 개인소지품 등을 편리하게 비치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후생 관련 예산 책정은 실비보상금으로 보상해 오고 있으며, 후생복지 차원으로 선진 미술관과 박물관 견학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절감시책에 부응하여 확대 시행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은주 관장은 "미술관과 자원봉사자간의 소통 창구 마련은 담당자를 통하여 건의사항이나 기타 소통을 위한 제언을 제시하여 주면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제시했다.

2010.08.26 16:51 ⓒ 2010 OhmyNews
#경남도립미술관 #자원봉사자 #박은주 관장 #경상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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