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7. 호사비오리(Mergus squamatus)의 개체수는 벌써 여러 해 동안 감소 추세에 있다. 현재 번식 가능한 암수는 전 세계에 약 1200쌍뿐으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Thurner, B.S., Hof.
한국의 '강 살리기'란 '파괴 후 재창조'와 동의어인가? 이미 한창 진행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하천체계와 지형역학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그림 6; Groffman et al. 2003; Ellenberg 2009). 보를 세운 구간에서는 계절 변화에 따른 유량 변동이 현저히 줄고, 주기적 유속 상승도 사라질 것이다. 하천의 침식, 운반, 퇴적작용도 완전히 변한다. 퇴적물은 더 이상 강 하류로 흐르지 못하고 보의 설치로 생긴 인공호수 바닥에 쌓여 훗날 정기적인 준설을 요하게 될 것이다. 강변과 수중 생태계 및 얕은 강에 사는 동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이곳에 정착한 생물종은 멸종하고, 강변은 늘 물에 젖어 있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으로 변할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는 특히 여름철 수온 증가와 조류(藻類) 증식으로 강물의 산소함유량이 줄고 부영양화가 발생하여 수질이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결론: 한국의 이른바 '강 살리기' 사업은 기존의 자연스런 하천역학을 인공수로와 인공호수로 대체할 것이다. 즉 토사의 운반이 일어나지 않는, 거의 정체된 수서생태계로 바뀌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호수에 주로 서식하는 동식물이 강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정부의 이런 지극히 기술관료적인 조처는 '강 살리기'가 아니다. 이는 현존하는 소중한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이를 인공호수나 인공운하로 바꾸는 행위일 뿐이다.
한국정부는 왜 4대강 사업에 '살리기'라는 용어를 사용할까?4대강 사업은 국민에게 '녹색사업'으로 선전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이토록 거대규모의 고비용 사업을 시행하는 데에는 어떤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수질개선: '살리기'란 다른 말로 '바람직한 상태'를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수질개선도 그 가운데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은ㅡ다른 산업화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ㅡ생활하수, 산업폐수, 그리고 비에 씻겨 하천으로 유입되는 비료 및 농약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수 및 폐수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농업의 집약성을 낮춰야 한다. 그리고 유럽에서 2000년부터 "물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듯이 수변에 광범위한 완충 녹지대를 마련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감독해야 한다 (
http://ec.europa.eu/environment/water/water-framework/index_en.html). 수질을 개선하는 문제는 하천을 운하화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유속이 느려져 수질 오염이 오히려 심화되기 때문이다.
홍수조절: 홍수조절도 국가정책으로 하천공사를 하는 중요한 목적이 될 수 있다. 성공적인 홍수방지를 위해서는 평소에 수위를 낮게 유지하면서 대규모 저수용량으로 홍수에 대비하는 저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로 막은 구간의 범람원은 유량변동폭의 감소로 늘 침수 상태에 놓여 저류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 게다가 보 구간 수변 범람원에는 진흙이 퇴적된다. 그러면 유량이 적은 기간에는 조금만 강물이 출렁여도 강기슭이 진흙으로 덮여 낚시꾼이나 관광객에게 외면 받게 될 것이다.
사실 홍수피해는 강물의 범람 그 자체가 원인인 경우보다도 이전에 홍수조절 기능을 하던 범람원에 계속 제방이 늘어나고 주거지 및 공업시설이 들어서는 등 강변 토지이용 집약도가 나날이 증가한 데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결과 앞으로 수년간 대홍수가 인간에게 초래할 홍수피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수확보: 자연하천을 보로 막아 인공호로 만드는 공사는 가뭄 때 용수를 확보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 여름 장마철이 있는 한국에선 주로 겨울과 봄에 용수 확보의 필요성이 생긴다. 따라서 이것도 하천공사를 행하는 일리 있고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이 진행 중인 한국 4대강 유역에 놓인 도시들은 물 부족을 겪고 있지 않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곳은 섬 지역이나 하천 지류의 상류구간이 지나는 산간 지역뿐이다.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되는 용수는 이들 물 부족 지역에는 도달하지 못하지만 정부는 이런 현실을 흐리고 있다. 용수부족 지역의 많은 농부들은 4대강 사업이 자기 지역의 용수부족 현상을 개선해주리라고 실제로 믿고 있다.
여가공간 조성: 휴식공간 마련과 관광산업 육성 또한 4대강 사업의 근거로 제시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선호되는 여가활동 공간 개념은 환경교육이나 친환경 '생태관광' 개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민은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와 보호를 배우는 대신 인위적으로 조성된 인공호수를 즐기는 일에 길들여질 것이다.
최종 결론: 정부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4개의 강을 지금 완전히 새로 뜯어고치고 있다. '4대강 마스터플랜'은 4대강 사업이 강 유역 범람원 생태계에 끼칠 영향을 '복원'이라고 묘사한다. 그러나 이것은 앞에서 밝힌 대로 부적절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표현이다. 4대강 건설 사업은 '한국 하천환경의 재구성'이라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하고 타당할 것이다.
앞으로 예상되거나 이미 드러난 실상과 정부의 주장 간에 놓인 커다란 간극으로 미루어, 정부의 이러한 용어선택에는 필시 다른 특정한 동기가 있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현존하는 하천환경과 하천생태계를 기본적으로 파괴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여기에 '살리기' 혹은 '복원'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업이 초래할 환경파괴적 효과를 가리고 용어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면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 정책을 더 쉽게 수용하도록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는 '국민의 의지를 조종'하는 행태 혹은 '선동' 행위라 불러 마땅하다. 정부가 그런 식으로 주장을 관철해 정책을 이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관리체계'에 정면으로 반하며 이익만을 쫓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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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독일의 환경전문잡지 <크리티셰 외콜로지> 2010년 10월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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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한국 하천환경에 끼치는 영향과 용어상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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