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발암물질 석면, 안양시 전국 최다 납품

석면 석재가 발견된 안양 삼성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하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석면 석재 사용여부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석면 석재가 발견된 안양 삼성천**환경보건시민센터는 하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석면 석재 사용여부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일부 구간의 하천 조경에 1급 발암물질인 트레모라이트 석면이 함유된 석재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안양 삼성천 생태하천 복원공사에도 같은 석재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사실 확인과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석면에 노출되면 10~5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진폐 등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석면이 함유된 석재 사용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30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충북 제천시의 4대강 사업 일부 수해 복구현장에서 쓰인 것으로 밝혀진 석면 석재의 2004년 이후 사용처 추적결과, 서울·경기 등 하천의 관급공사에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조사 결과, 충북 제천시 수산면의 폐석면광산 인근 채석장에서 나온 석면 함유 석재가 충북 제천과 경기도 의정부시의 두 업체에서 조달청과 지자체에 납품을 통해 경기 안양시 삼성천 등 전국 210곳의 관급공사 현장에 공급됐다는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04년부터 석면 석재를 공급한 회사 2곳의 홈페이지에 나온 공급처와 채석장 현장을 추적한 내용을 토대로 전국 20여 곳을 현장 조사한 결과 "20여 군데 중 무려 11군데에서 1급 발암물질인 트레모라이트 석면이 검출됐다"고 폭로했다.

그중에는 서울 우이천, 정릉천, 전농천, 안양천과 경기 안양시 삼성천, 광주 목현천, 충북 청주시 율량천 등 주요 하천의 조경석에서 석면이 나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안양시 하천·도로 등 공사 석면함유 공급업체로부터 납품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조사한 자료(2004년 이후 홈페이지에 게재된 납품 실적만)에 의하면 안양시는 석면함유 석재공급 S업체(제천)로부터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많은 17회 납품을 받았으며, J업체(의정부)로부터는 3회 납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시가 S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납품내역을 보면 2007년 5월 인천지방조달청과 계약을 통해 삼성천의 안양예술공원 조경공사에 석재를 공급받았으며, 2008년 8월에는 수암천 자연형하천조성공사에 직접 구입하고, 2008년 9월과 12월에는 안양예술공원 연계도로 공사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09년에는 3월27일 삼막천 경인교대앞 제방보수공사, 2009년 4월30일 삼성천 삼성5교 재가설공사, 2009년 7월9일 성결대학교 인근 보도설치공사, 2009년 8월12일 삼막천 정비공사, 2009년 8월24일 갈산동공원 자전거도로 정비공사, 2009년 9월3일 석수동 석수로 사면복구공사, 2009년 9월23일 청계공원묘지 수해복구공사, 2009년 12월29일 삼성천 삼성1교 재가설공사, 2010년에는 3월4일 연현중학교 일원 보도신설공사, 2010년 4월5일 안양천 Happy Walking사업 공사, 2010년 4월16일 안양 귀인동 단독주택지 진입도로 개설공사 등 하천, 도로, 묘지 등 관내 곳곳의 조경과 보수공사 등에 사용됐다.

이와 함께 J업체로 부터 공급받은 납품내역을 보면 안양천 자연형 하천조성사업, 동안구 관양1동(1424-6) 권역별 주차장 조성사업, 학의천 하천정비사업 등에 사용됐다.

인근 군포시도 2009년 2월17일 S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군포 대야동 세천 정비 및 석축공사에 관급자재로 석재를 공급받았으며, 2009년 26일에 계약을 체결한 내용으로는 당산로외 1개소 녹지정비공사에 석재를 공급받아 석면 함유 여부 확인이 요구되고 있다.

생태하천 오염 우려, 전수 정밀조사 시급히 실시되어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번에 실시한 현장 조사는 전국적으로 20여곳에 불과하며, 공사구간을 모두 전수정밀 조사하지 못하고 짧은 시간에 육안으로 조사하여 석면함유 부위가 있음에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더 많은 곳에서 석면이 드러날 수 있다.

특히 석면 석재가 발견된 안양 삼성천의 경우 하천정비를 하면서 상류부터 하류까지 석재로 보수공사를 실시했다는 사실에서 하천 전역에서 석면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하천 공사에 석면 오염 석재를 사용할 경우, 강물에 석면이 쓸려 내려가 하류를 오염시킬 수 있고, 비가 오지 않더라도 바람에 석면이 비산되면 주민들이 석면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어 건강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소장은 "석면에 오염된 석재를 생산, 공급하는 채석장을 즉각 폐기하고 해당 석재회사의 전국 유통망을 샅샅이 조사하고 전수조사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석면 검출이 확인된 삼성천의 석면오염 비산방지와 노출차단 조치 및 안전한 방법으로 폐기처리해야 함은 물론 안양천, 학의천, 수암천, 삼막천 등 생태하천 복원공사와 그밖의 조경공사에도 석면이 포함된 석재가 사용됐는지 전수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트레몰라이트 석면은 슬레이트와 천정 텍스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백석면과 달리 입자가 곧고 뾰족해, 호흡기를 통해 깊숙이 흡입되면 입자가 폐에 박히기 쉬워 발암성이 강해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충북 제천 채석장의 석면 오염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해 왔다.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