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먼저 빼먹으면 임자" 발언에 여야 정치인도 발끈

강기갑 의원, 수자원공사에 자료 제출 요구... 최구식 의원, 장용식 본부장 불러 따져

등록 2010.09.09 18:10수정 2010.09.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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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은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은 불가피하다"는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장 발언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여야 정치인들도 '막말' 내지 '잘못된 발언'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장 본부장은 지난 7일 취임식을 연 뒤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 때 이러한 발언들을 했다.

 

a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9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장영식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9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장영식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이성목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9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장영식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이성목

함안보피해주민대책위원회, 4대강사업중단·남강물부산공급저지를위한 진주시민대책위원회,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8일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항의성명을 발표했다.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9일 오전 8시경부터 1시간 동안 수자원공사 본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환경시민단체 대표들은 장 본부장과 9일 오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으나 장 본부장이 이날 서울로 출장을 가 다음 주로 연기했다.

 

9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천)은 장 본부장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고 발언 근거 자료를 제출할 것을 한국수자원공사에 요구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진주갑)은 8일 "공직자로서 잘못된 발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히고, 9일에는 장 본부장을 국회의원회관으로 불러 발언 진위를 따졌다.

 

강기갑 의원 "막말... 발언 근거 자료 제출하라"

 

강기갑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장 본부장과 관련한 '2010년 국정감사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강 의원은 '국가예산이야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인데, 경남만 유독 4대강에 반대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거나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유독 경남만 국책사업에 반대해 혜택을 덜 받게 됐다' 등의 발언에 대한 진위 확인을 요청했다.

 

또 강 의원은 "'국가예산이야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인데, 경남만 유독 4대강에 반대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책사업에서 경남이 다른 시도와 달리 국가 예산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근거 및 증빙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강기갑 의원은 오는 13일까지 자료를 제출할 것을 한국수자원공사에 요구했다.

 

최구식 의원 "공직자로서 잘못된 발언으로 유감"

 

최구식 의원은 특히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과 관련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장용식 본부장 발언이 사실이라면 공직자로서 잘못된 발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강댐 물 문제는 일관되게 말해온 것처럼 진주시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남강댐에서 물을 추가로 빼내 다른 지역에 공급한다는 것은 옳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남강댐 물 문제는 수자원공사의 일개 실무급 담당자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지난해 1월 문제가 발생한 이후 정부와 국회, 관련지역 시민들이 인내를 발휘하며 지혜를 모아가고 있는 사안에 대해 갓 부임해 실정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함부로 거론할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고 밝혔다.

 

최구식 의원은 9일 장용식 본부장을 국회의원회관으로 불러 발언의 진위를 따졌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여론 무시한 경솔한 처사"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장용식 본부장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공직자로서 기본을 의심케 하는 상식 밖의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의 책임자 입에서 나온 말이 정말 맞는 건지, 믿기 어렵다. 경솔하고 무례한 '막말'이 아닐 수 없으며, 경남도민을 우습게 본 오만함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혈세낭비의 대표사업으로 반대여론이 높은 4대강사업이 '국가예산 빼먹기용' 국책사업이란 말인가. 국민혈세인 국가예산이 '우는 아이 먼저 젖 주듯' 원칙과 규칙도 없이 먼저 떼쓰는 사람에게 주는 눈먼 돈이란 말인가"라며 "이 같은 장용식 본부장의 잘못되고 위험한 발상에 우려를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남강댐 물 부산 공급과 관련해 찬성 의사를 드러낸 것 또한 주민 여론을 무시한 독단적이고 경솔한 처사"라며 "특히 서부경남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오히려 부산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듯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2010.09.09 18:10ⓒ 2010 OhmyNews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정비사업 #장용식 본부장 #강기갑 의원 #최구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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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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